◇전국이 ASF 위험권…“전남·경남까지 퍼질수도”
10일 ASF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지난달말 충북 보은군에서 ASF에 감염된 야생멧돼지가 발견됐다. 이곳은 이전 발생 지역인 제천시와는 약 52km 떨어진 거리로 ASF 위험지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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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경기 북부지역에서 처음 발생한 야생멧돼지 ASF는 백두대간을 따라 평창·정선·횡성·영월 등 강원 남동부에서 충북 북부 제천·단양·충주·보은 등 소백산맥을 타고 확산하고 있다. 지금까지 발생횟수만 2000건이 넘는다.
질병관리원은 지난해 5월까지 월간 멧돼지 ASF 확산속도는 약 3~5km였지만 9월부터 약 16km로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수본은 최근 전파속도(약 28km/월)를 감안할 때 약 4개월이면 전남까지 확산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쪽으로는 약 100일이면 홍성까지 확산하고 문경·예천 방향으로는 5개월이면 경남까지 도달한다고 예측했다. 사실상 전국이 ASF 영향권에 놓이는 셈이다.
통계청의 가축동향조사를 보면 충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돼지 사육마릿수(232만여마리)가 가장 많은 ‘양돈 1번지’다. 전북·전남·경북·경남에서 사육하는 돼지도 각각 100만마리가 넘는다.
중수본은 경기 남부와 충청·경북 양돈농가에 ASF가 확산했다고 가정할 때 손실액은 최소 1조5000억원에서 최대 2조3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최대 손실액은 사육돼지 15%를 살처분하고 모돈 15% 손실, 사료 판매량 15% 감소 등 최악의 상황을 감안한 수준이다.
특히 살처분 규모가 늘어날 경우 수급 불안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방역시설 강화한 농가, 살처분시 보상금 상향 지급”
야생멧돼지 ASF 급증에도 양돈농장의 경우 지난해 10월 6일 강원 인제군을 마지막으로 추가 발생이 없는 상태다. 총 발생건수도 21건에 그친다. 이는 ASF 확산에 대응한 방역수칙 준수와 위험 지역의 8대 방역시설(전실, 방역실, 입출하대, 외부 울타리, 내부 울타리, 방조·방충망, 물품보관시설) 설치 등이 주효했다는 게 중수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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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강화된 방역 시설은 강원·경기·경북·충북 북부 등 ASF 발생지역과 인접 지역 양돈농장 등 전국 27% 가량에 설치됐는데 앞으로 확산 가능성을 감안할 때 전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8대 방역시설 중 입출하대·울타리·물품보관시설 등은 이미 갖춘 곳이 많고 전체 설치비용은 농가당 2000만~5000만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농가가 신청할 경우 설치비 중 국비 30%, 지방비 30%, 융자 30% 등 총 90%를 지원하고 있다.
중수본은 양돈농가의 조기 설치 유도를 위해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기한 내 강화한 방역시설 설치 농가에 대해 ASF 발생 시 살처분 보상금을 상향 지급하는 등 인센티브를 도입한다.
시도별 양돈조합·한돈협회 지부 등 협의체를 구성해 신속한 설치를 독려하고 농식품부와 유관기관·단체가 참여한 ASF 협의체도 운영키로 했다.
전국 양돈농장 방역시설과 취약사항 관리도 강화한다. 농장 내 공사시 차단방역 실태를 점검하고 야생멧돼지 ASF 발생지점 10km 내 방역대 농장의 권역 밖 돼지 출하·이동 금지, 정밀검사, 방역시설 등도 살핀다.
중수본 관계자는 “ASF 특성을 고려할 때 농가단위 차단방역에 실패해 추가 발생시 축산업계는 물론 국가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야기한다”며 “강화된 방역시설 설치 비용은 국가 보조사업을 통해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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