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남자든 외계인이든 상관 안 해" 정략결혼을 피하기 위해 동성애자인 척하던 카페 사장 최한결(공유)이 남자 행세를 하는 고은찬(윤은혜)에게 고백하는 명장면이다.
2007년을 뜨겁게 달궜던 '커피프린스 1호점'이 13년 만에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드라마 방영 당시 어린이였거나 태어나지도 않았던10·20세대가 유튜브 등으로 ‘커피프린스 1호점’을 보며 열광하는 것.
이러한 열풍에 힘입어 MBC 다큐플렉스는 지난달 24일 '커피프린스 1호점' 주인공들을 소환하기도 했다.
때 아닌 전성기를 맞은 추억의 '명작' 드라마. 10·20세대가 옛 드라마에 열광하며 '뉴트로' 열풍에 한 층 더 불이 붙었다.
뉴트로란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현상을 말한다.
유튜브 이어 넷플릭스·왓챠 등 동영상 채널 다변화
tvN 등 젊은세대를 타겟으로 한 영상 콘텐츠가 쏟아지는 지금, 1020세대는 왜 옛날 드라마에 열광하는 것일까?
최근 '커피프린스 1호점' 정주행을 마친 박모(여·24세)씨는 이에 대해 "요새는 유튜브나 왓챠, 넷플릭스 등으로 주로 영상을 시청하기 때문에 '언제' 나온 작품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커피프린스 1호점도 왓챠를 통해 시청했다"며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면 옛 작품도 언제든 볼 수 있기 때문에 재밌다는 추천을 받으면 한 번쯤 틀어보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박씨의 말처럼 10·20세대가 옛 드라마를 즐기는 이유와 이들의 영상 시청 방식은 서로 맞닿아 있다.
소비자 데이터 전문기업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온라인 시청 트랜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1020 세대는 △ 동영상 시청 전용 사이트, 앱 검색을 통해(37.5%) △동영상 앱, 사이트의 추천 영상을 통해(36.6%) △SNS에 공유된 글을 통해(24.5%)' 주로 영상을 시청했다.
TV 앞에서 본방송을 기다리며 보는 세대가 아닌 만큼, 방송의 방영 시점이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다. 재밌다는 추천을 받으면 옛 작품이라도 언제든 시청하는 것.
10·20세대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옛 문화"
이외에도 10·20세대가 옛 드라마에 느끼는 '새로움'도 인기에 한 몫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라떼에게는 '옛날'이 그 시절을 경험하지 못한 1020세대에게는 '새로움'으로 다가온다는 뜻이다.
주창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커피프린스 1호점과 같은 드라마는 지금의 젊은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것을 드라마를 통해 새롭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며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여행'일 수 있지만, 젊은세대에게는 새로운 세계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젊은세대는 과거의 것을 지금으로 끌고와 재해석해서 받아들인다"며 "옛 드라마 열풍 열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일종의 '뉴트로'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 스냅타임 박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