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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S는 기업들의 ESG 경영 활동에 매년 등급을 매긴다. 지배구조의 경우 기업 관련 공시자료를, 환경·사회의 경우 공시자료와 기업에서 제출한 증빙자료를 토대로 1차 평가 실시 후 기업 피드백 및 이사회 인터뷰를 통해 결과의 정합성을 제고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이번에 그나마 선방한 곳은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아주IB투자다. 이들은 환경 부문에서 C(취약)를, 사회 부문에서 A(우수)를, 지배구조 부문에서 B(보통)를 받으며 통합등급 B를 받았다. B는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다소 필요하다는 의미를 지닌다.
나머지 회사의 경우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소폭의 차이가 있었으나, 모두 환경 부문에서 D를 받으며 통합등급 D를 기록했다. D는 지속가능 경영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해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된다는 의미를 가진다.
현재 VC들은 ▲임직원에 대한 ESG 교육 ▲회사 내 ESG 운영위원회 구성 ▲친환경 기술 기업 투자 등의 방법으로 ESG 경영 활동을 펼치고 있다.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대규모의 설비 투자를 하거나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식으로 ESG 점수를 올리는 여타 대기업과 달리 ‘투자’를 본업으로 하다 보니 현재로썬 이것이 최선이라는 의견도 속속 나온다.
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인 ESG는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전 세계 모든 기업이 추구해야 할 필수적인 경영방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기업들은 이윤추구를 최우선 과제로 뒀으나, 사회적 인식이 변한 현재는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을 우선시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포착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환경을 훼손하거나, 관계사 혹은 직원에게 갑질을 일삼는다면 장기적으로 발전하는 기업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한 덕이다.
벤처투자업계도 이러한 세계적 메가 트렌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획일적인 ESG 평가 모델이 투자업의 속성과는 다소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우려를 표하는 실정이다. 국내 VC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ESG 평가 기준은 제품을 생산·유통하는 국내 대기업 등에게 유리한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과 같은 기준이 계속 적용된다면 VC들은 ‘환경(E)’ 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VC 업계 관계자도 비슷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투자를 업으로 하는 VC에서 ‘환경(E)’ 부문을 충족하려면 결국 환경 친화적인 기업에 투자하거나 ESG펀드를 운용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ESG 투자 성과를 가늠할 자료 및 사례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과감하게 움직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ESG는 따를 수밖에 없는 메가트렌드”라며 “출자자(LP)들도 투자에 제약이 걸리지 않는 선에서는 ESG를 중시하는 분위기라 진지하게 고민하는 하우스들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