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사노조는 27일 “고인이 2022학년도 담당했던 학급 학부모들의 제보에 따르면 경찰은 8월 24일부터 1학년 8반 학부모들에게 전화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보자인 학부모 A씨에 따르면 경찰은 고인과 학부모들이 나누었던 하이톡(업무용 메신저) 대화 기록을 토대로 A씨에게 ‘학생 D가 평소에 A씨 자녀를 포함 학급 학생들을 많이 때린 것 같은데, D에게 A씨 자녀가 사과를 받았느냐’, ‘D의 행동에 동조했던 학생들의 이름은 무엇이냐?’, ‘고인이 이직하고 싶다고 말했다는데, 그 이유가 D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D의 학부모를 소환해서 조사할 계획이다’, ‘A씨 자녀 또한 학교 폭력 피해자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또 “경찰은 A씨에게 25일이나 26일에 경찰에 방문해 서면 작성을 요구했다. 경찰은 현재 A씨 포함 1학년 8반 학부모 7명에게 전화를 해 비슷한 내용을 전달했다. 경찰은 ‘D의 학교 폭력 사실을 D의 부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서면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학부모들은 ‘경찰이 D의 행동에 대해 확대 해석을 하고, 고인의 사인을 2022학년도에 있었던 일로 몰고 가는 것 같아 당황스럽다’라고 전했다”며 “학부모 B씨는 경찰에게 ‘D의 행동은 경찰이 말하는 것처럼 폭행까지는 아닌 것 같다’라고 하자, 경찰은 ‘그 정도 사안이면 학교폭력신고사안이다’라고 말했다. 1학년 8반 학부모들은 D의 학부모가 아이의 행동 개선을 위해 매우 노력했고, 이 점을 모두 이해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경찰이 D와 관련된 사건을 크게 부풀려 고인의 사인과 연결 지으려고 억지 주장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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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경찰은 한 학부모에게 ‘이 조사는 유족의 요청에 의해 시작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교사노조가 이를 유족 측에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니었다”며 “8월 4일 경찰은 유족 측에 2023년 고인과 학부모 하이톡 기록 83쪽에서 갑질 정황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유족은 22학년도 하이톡 자료와 통신 기록도 궁금하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그 당시 확보한 하이톡 자료를 유족 측에 전해주지 않았고, 유족의 노력으로 고인의 하이클래스 아이디를 유추해 2023년도 하이톡 내용을 확보한 상태”라는 게 서울교사노조의 주장이다.
서울교사노조는 “경찰은 학부모들이 학교 폭력이 아니라고 하는데도, 학생 D에 대해 가해자라고 칭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족은 2023년에 있었던 연필 사건과 관련 고인과 학부모의 내선 통화 내용 공개를 주장하고 있는데, 2022학년도 학부모를 조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경찰 수사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2022학년도 학급 학생에 대한 조사가 2023학년도의 진실을 물타기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사건 발생 한 달이 지나도록 2023학년도 관련 경찰의 수사는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수사 방향 또한 슬픔에 잠긴 교사들에게 의구심만 증폭할 뿐이다. 진실 규명을 위한 경찰의 제대로 된 수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연필 사건은 지난달 12일 고인이 담임을 맡은 반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으며 발생했으며, 엿새 뒤 고인이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되자 관련 학부모들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경찰과 유족 측에 따르면 고인은 연필 사건 당일 다툰 학생의 어머니인 현직 경찰관과 통화했다. 이튿날 다툼 해결과 중재를 위한 모음에는 검찰 수사관인 아버지가 참석했다.
유족을 대리하는 문유진 변호사는 “가해 학생의 어머니가 고인에게 자신이 경찰임을 넌지시 알리는 하이톡을 5월에 발송한 것을 봤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고인이 통화하거나 메시지를 주고받은 학부모 4명을 조사한 결과 범죄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