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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24일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심한 박탈감을 느꼈던 원전업계가 원전 정상화에 목소리를 높이는 반면, 원전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환경계는 재생에너지의 보급 확대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경제학자들이 갈등 봉합의 중재자가 돼야 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에서 환경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홍 교수는 기후변화와 환경 관련 비용편익분석, 지속가능한 발전정책 분야에서 선구적 위치에 있는 인물로 꼽힌다. 특히 인류 최대 위기라 할 수 있는 에너지·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서 경제학의 역할을 강조한다. 기후위기의 시작이 산업에서 비롯된 만큼, 해결 방안도 경제적 마인드에 기초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최근 들어 경제학계 주류 진영에서 에너지·기후위기를 유심히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도 고무적이다. 그는 “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에 들어온 지 27년이 됐는데, 요즘처럼 에너지·기후위기 분야가 주목받은 적이 없었다”면서 “탈탄소가 정부의 핵심 정책 과제로 추진되고, 한국경제학회 등 우리 경제학계 주류에서 (나에게) ‘탄소중립’ 주제 발표를 요청할 정도로 주요 이슈로 인식되는 상황이 무척 어색하다. 격세지감”이라며 껄껄 웃었다.
국내 경제학계에서 기후 문제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이 다자간 협력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과 통상무역을 연계시키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에너지·기후 위기가 우리나라의 교역에 실질적인 위협을 가하는 변수로 부상하자,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EU는 오는 2026년부터 탄소배출 규제가 약한 국가, 탄소배출이 많은 국가의 수출품에 대해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행할 계획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CBAM과 유사한 국경탄소조정(Border Carbon Adjustment)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들 사이에선 ‘RE100’(재생에너지 100%)이 최대 화두다. 비영리단체 ‘더 클라이밋 그룹’이 주도하는 RE100은 2050년까지 태양광·풍력·수력 등 재생에너지만으로 전기를 100%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캠페인이다. 애플은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한 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부품사들에 RE100을 종용하고 있다. BMW는 LG화학에 부품 납품 전제조건으로 RE100을 요구하면서 계약이 무산된 사례도 있다
홍 교수는 “에너지·기후위기 문제가 국제 무역 규범과 세계 경제 질서를 바꾸고 있다”면서 “이제 경제학자들이 좀 더 미시적으로 들어가서 에너지 정책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은 완벽한 정부 통제 하에 있었는데, 앞으로는 경제학자들의 합리적·객관적 판단을 빌어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서 재생에너지, 원전 비중 등 에너지정책 전반에 대한 방향타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