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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 발표

고환율에 월 1억 손실인데 관세까지…현장선 ‘곡소리’

김경은 기자I 2025.04.02 05:00:00

1400원대 환율 뉴노멀…버티던 중소기업도 ‘백기’
“K뷰티 호황? 고환율 탓에 발주 중단돼 수출액 줄어”
“환차손에 가만히 있다간 도산…납품단가 반영 요청”
중기 절반 “환율 급등 피해”…손익분기점은 1335원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경남 창원에서 차량 전장 부품 제조회사를 운영하는 박 모 씨는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손익분기점 환율은 1300원이지만 4개월째 1400원대 고환율이 이어지며 적자를 내고 있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 장벽까지 세우면 더는 버텨낼 재간이 없다는 게 그의 하소연이다. 박씨는 “환차손만 한 달에 1억원씩 발생하다 보니 팔면 팔수록 적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미국이 완성차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에까지 25% 관세를 때리면 더 이상 사업을 영위하기가 힘들 정도”라고 토로했다.

환율 급등에 따른 중소기업 피해 여부 및 피해 유형 조사 결과.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환율 상황이 이어지면서 수출 중소기업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환율 1400원대가 뉴노멀(새 기준)이 되고 1500원대도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중소기업들의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분위기다. 그동안 상황을 예의주시하던 기업들도 원가 절감, 납품가 인상 등으로 대응에 나섰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지난 3월 31일까지 전국 15개 애로신고센터에 접수된 환율 관련 애로사항은 총 60건으로 집계됐다. 환율 상승으로 원자재 수입 비용이 늘어 환차손이 발생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통상 환율 상승은 수출 기업에 호재로 여기지만 중소기업은 사정이 다르다. 국내 중소기업 90%는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한 뒤 대기업이나 해외에 판매하는 구조여서 환율에 유독 민감하다. 원자재 가격을 납품단가에 반영하기도 중소기업 입장에선 역부족이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올 초 중소기업 36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고환율 관련 중소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입 중소기업의 지난해 평균 수입액 56억 3000만원 중 품목별 수입액 비중은 원자재(59.1%)가 평균 33억 30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조사 대상 절반 이상(51.4%)은 최근 환율 급등으로 피해가 발생했으며 이익을 본 기업(13.3%) 비중을 크게 상회했다.

응답 기업들은 손익분기점 환율이 1334.6원, 적정 환율이 1304원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1400원대 고환율이 뉴노멀로 자리 잡으면서 중소기업들의 대응 방식도 바뀌고 있다. 그동안 계약이 끊기는 게 두려워 고객사에 납품단가 인상을 요청하지 않았던 중소기업들도 더이상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감당할 수 없다며 두손 두발을 드는 상황이다.

박씨도 지난 2월 국내 고객사에 납품단가 인상을 요청했다. 해외에서 원자재를 수입할 때는 달러로 비용을 지급하고 국내에 납품할 때는 원화로 받는 탓에 더 이상 손실을 감당할 수 없어서다. 하지만 단가인상 요청이 두 달이 다 되도록 고객사 측의 답변은 받지 못하고 있다.

박씨는 “작년 말 환율 상승 초입에선 고객사 눈치만 봤는데 이제는 들어주든 안 들어주든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말이라도 꺼냈다”며 “이 방법 외엔 달리 살 길이 없는데 고객사에선 아직 회신이 없다”고 호소했다.

중기부는 대기업과 수·위탁을 맺은 중소기업이 환 위험을 대기업과 상호 분담할 수 있도록 환율 변동에 따른 납품대금 약정 체결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위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환율 변동으로 자금이 부족해지거나 피해를 본 기업에 긴급경영안정자금을 공급하는 등 당면 애로를 신속하게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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