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55% 하락한 3만8441.54를 기록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0.74% 떨어진 5266.95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0.58% 내린 1만6920.58에 거래를 마쳤다.
국채금리가 장기물 중심으로 큰폭으로 상승했다. 재무부의 연이은 국채경매 결과 수요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채매도(금리 상승)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는 전날 2년물과 5년물의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부진한 후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440억달러 규모의 7년물 국채입찰 역시 수요가 부진했다. 낙찰금리는 4.65%로 경매전 수준인 4.637%보다 높았다.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연준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날 오후 4시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7.4bp(1bp=0.01%포인트) 오른 4.616%까지 치솟았다. 4주 만에 최고치다. 30년물 국채금리도 7.6bp 오른 4.732%에서 움직이고 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2bp 오른 4.977%를 기록 중이다.
센터 아메리칸 셀렉트 주식 펀드의 펀드 매니저인 제임스 어베이트는 “국채금리가 계속 상승하면서 주식 시장에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LPL파이낸셜의 수석 기술 전략가 아담 턴키스트는 “오늘 시황은 금리가 모든 걸 지배했다”며 “채권 수익률은 불편한 수준에 도달했고 이 모든 것이 투자자들 사이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연준의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가 발표되면서 증시는 계속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경제활동은 지난 4월초부터 이달 중순까지 계속 확장세를 보였지만, 기업들은 미래에 대해 더 비관적으로 전망했고, 인플레이션은 완만한 속도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장마감 시점 오는 9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확률은 45.8% 수준에 그치고 있다. 11월과 12월 인하 확률은 각각 59.6%, 79.3% 정도다. 연내 한차례 정도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향후 시장 흐름은 31일 공개될 4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에 따라 바뀔 전망이다. 4월 PCE물가 마저도 확연한 둔화세가 드러난다면 주식시장은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엔비디아만 버틴다 0.8%↑…달러가치도 급등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반도체주들이 대체로 부진했다. 인텔(-2.99%), 브로드컴(-1.54%), 마이크론 테크놀로지(-0.82%), 퀄컴(-2.26%), AMD(-3.77%) 등이 약세를 보였다. 사흘간 20% 이상 급등했던 엔비디아는 이날 0.81% 오른채 마감했다. 장초반 1% 가량 빠지긴 했지만, 엔비디아의 실적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수요가 몰리며 상승 마감했다.
아메리칸항공은 2분기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한 후 주가가 13.5% 떨어졌다. 미국 3위 에너지 업체인 코노코필립스가 미국 내 다수 유전을 보유한 마라톤오일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에 마라톤오일 주가는 8.43% 상승했다. 코노코필립스 주가는 3.12% 떨어졌다.
달러 역시 큰폭으로 올랐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49% 오른 105.13을 기록 중이다. 달러·엔 환율도 0.33% 오른 157.70엔까지 올라섰다(엔화가치 하락).
◇고금리 장기화 우려…국제유가 사흘만에 하락
국제유가는 사흘 만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7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0.60달러(0.75%) 하락한 배럴당 79.23달러에 장을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 대비 0.62달러(0.7%) 하락한 배럴당 83.60달러에 마감했다. 고금리가 오랜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수요 감소 우려가 반영됐다.
유럽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0.86%, 독일 DAX지수는 1.1%, CAC40지수도 1.52%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