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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신분이던 A씨는 지난 2022년 6월 오토바이를 운전해 안양시 교차로를 지나던 중 적색 신호에서 정지하지 않고 직진하다가 당시 좌회던 차량과 추돌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A씨는 중골의 골절, 개방성, 중족골의 골절 등 상해를 입고 같은 해 11월까지 병원 치료를 받았다.
건보공단은 A씨 입원 당시 병원에 요양급여비용 약 2677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A씨 사고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에 따라 신호 또는 지시위반의 중대한 과실로 발생한 만큼 A씨가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금을 지급받았다고 판단, 이듬해 3월 부당이득금 징수를 고지했다.
A씨 측은 “신호위반을 했다는 사정만으로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A씨에게는 교통사고를 일으킬 유인이나 동기가 전혀 없고 당시 우천으로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시야가 방해됐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의 신호 위반에 대한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신호위반에 따른 고통사고가 A씨의 고의, 중대한 과실로 발생했다고 보기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지급받았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야간으로 비가 오고 있었고 당시 고등학생이던 A씨가 낮에는 학교를 다니며 저녁과 야간에 배달 업무를 하는 상황에 피로가 상당히 누적돼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음주나 과속을 한 것도 아닌 상황에 단지 신호를 위반했다는 사정만으로 고의에 가깝도록 현저히 주의를 결여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