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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대 빚투]고점 논란에도 늘어…뉴노멀인가 모래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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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I 2020.07.23 00:02:00

신용융자 11거래일 연속 최대치 경신 중…'13.7조원'
코스피 주가 오를 때마다 신용융자잔고 같이 올라
패닉바잉 영향?…"가진 돈 다 투자해 빚투까지" 시각도
포스트 코로나 확신 강해져…"고점판단은 일러"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빚투가 급격히 증가하는 기간이 코스피 지수가 바닥을 찍었을 때가 아닌 이미 전고점 수준까지 올라온 이후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선 지금이라도 주식시장에 합류하지 않으면 벌 수 없다는 ‘패닉 바잉(Panic buying)’의 심리가 투영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빚투가 위험 수준에 도달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주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는 기대감을 타고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마냥 버블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는 시각에 무게를 뒀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코스피 2200선에도 폭증하는 빚투…패닉바잉 신호?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3조 66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일부터 11거래일 연속 증가한 것인데, 동시에 1998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계속해서 경신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주가가 폭락했던 지난 2월 말에서 3월 초 10조원대를 잠깐 돌파했다가 6조~7조원 수준으로 내려갔는데, 5월 중순 다시 10조원대를 돌파하더니 이후 꾸준히 증가해 어느새 13조원대를 돌파했다.

보통 신용거래융자는 주가가 바닥이라고 판단되는 시기에 늘어난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이미 전고점까지 올라온 상황에서도 무섭게 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5월 말 코스피 지수는 2000선을 돌파한 상황이었다. 이후 코스피 지수는 전고점 수준인 2200선까지 뚫었다. 코스피 지수는 2019년 한해동안 2000~2200선 사이의 좁은 박스권을 오간 만큼, 2200선은 증권가에서 일종의 ‘깔딱고개’처럼 여겨져 왔다. 많은 전문가들이 2200선 이후로 더 올라가긴 어렵다고 봤는데도 불구하고 빚까지 끌어서 주식을 산 사람이 증가했단 얘기다.

그런데 같은 기간 잠재적 투자자금으로 볼 수 있는 투자자예탁금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신용융자잔고가 3월 말부터 꾸준히 우상향 한 반면, 투자자예탁금은 2~3월 바짝 증가한 뒤 4월 이후 소폭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즉, 증시에 새로 유입되는 자금은 없는데 빚 내서 투자하는 금액만이 급증했다고 볼 수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규 유입이 없는데 최근에서야 레버리지를 일으켜서 투자하는 사람이 급증했다는 것은 패닉 바잉이 어느 정도 작용했다는 의미”라며 “최근 반등장을 돌아보면 주변에 두 배, 세 배씩 번 사람이 즐비한데 이런 상황을 계속 바라만 보다 늦게라도 올라타지 않으면 안된다고 판단한 사람들이 빚을 끌어 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확신때문…고점 단정은 어려워

다만 이 ‘패닉 바잉’에는 어느정도의 확신이 뒷받침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저 오르는 주가에 조급하게 올라타고 있다기 보단 코로나19 이후의 시대가 달라질 것이라는 믿음, 성장주를 비롯한 주도주가 그 시대를 이끌어갈 것이라는 확신이 개인투자자들을 빚투로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신용융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말하면 그동안 반등장에서 본인들이 가진 돈은 이미 다 투자가 됐단 얘기”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택트 관련 성장주를 중심으로 한 기대가 안 꺾이는 상황이고, 투자자 역시 언택트 관련주가 더 갈 수 있다는 확신이 강해지면서 빚까지 끌어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다시 들어오는 개인의 수급이 증명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는 날에는 개인이 어김없이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을 순매수 하는 패턴이 이어지는 까닭이다. 투자자들의 자기확신이 강화되며 지수 역시 꺾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빚을 내서 투자를 해도 담보금 이하로 주식 가치가 내려가는 일이 없어 반대매매도 좀처럼 일어나지 않았다. 신용융자잔고가 계속 고공행진이 가능했던 이유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5~6%대에서 크게 늘고 있지 않다.

증권가에선 투자자들의 자기확신이 계속 강해지는 구간이라 지금 주가 수준을 고점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기대가 자가발전적인 형태를 지니면서 레버리지 효과로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현상만 놓고 보면 거래대금도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는 등 들어온 돈의 회전력이 높아지면서 투자라기 보단 매매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주가가 펀더멘털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영역에 이미 진입해 있는 상황으로 지금도 계속 오르고 있어 고점이라 단정하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러한 추세는 성장주의 상승 궤도가 꺾일 때 무너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최석원 센터장은 “성장주가 더 갈 것이라는 생각은 광범위하게 퍼진 상황이라 위험해 보이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한동안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성장주 프리미엄에 영향을 미치는 리스크가 발생하거나 금리가 올라 성장주 프리미엄이 낮아지면 충격이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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