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가 회복되면 우리나라 증시에도 긍정적이겠으나 일부에선 단기적으로 우리나라에 투자됐던 자금이 중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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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우리나라 수출 1위 국가로 경제 밀접도가 높아 코스피와 상하이 지수는 동조화 현상이 일어났으나 최근엔 이런 흐름이 달라졌단 평가가 나온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우리나라는 중국 경기 노출도가 높아 증시가 연동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엔 흐름이 다르다”며 “중국 증시가 우리나라로 선순환되고 있진 않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 증시가 오르는 이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팀장은 “중국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암묵적으로 완화하면서 부동산, 반도체 섹터로 유동성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중국 부동산 주요 업체의 매출 증가율이 빠르게 회복된 것이 금융업종까지 온기가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중국 1위 반도체 업체 SMIC가 중국판 나스닥 격인 과학혁신판 2차 상장으로 9조원대의 자금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 본토로 외국인 자금이 큰 폭으로 유입되고 있다. 둥팡차이푸증권에 따르면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외국인 자금인 ‘북상자금(北上資金)’은 이달 들어(7일까지) 538억500만위안, 즉 9조16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지난달 순유입액(526억7900만위안)을 뛰어넘은 수치다.
반면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1조1500억원 가량이 빠져나갔다. 이 자금 일부는 중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장호 하나UBS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은 “미국, 유럽 등에서 통화량이 풀리면서 증시가 많이 올랐고 가격부담이 커진 반면 덜 오른 중국의 경우 경기 지표도 좋기 때문에 자금 이동이 나타날 수 있다”며 “중국이 좋아보이니 이머징 자산 배분 차원에서 우리나라에서 자본이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중국 경기지표 개선 등으로 회복세가 뚜렷해질 경우 국내 증시로도 온기가 옮겨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 등으로 성장주보다 경기 관련 가치주 등이 오르고 있다”며 “중국 경기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날 경우 국내 증시도 긍정적이나 아직까진 연결고리가 보이지 않는데 그로 인해 국내 증시는 미국 등 글로벌 증시에 더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장호 본부장은 “자본 이동에는 시차가 있으나 중국이 회복되면 우리나라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