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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부모·자녀 같은 학교 중 93%가 사립
9일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17개 시도교육청 중 경기·세종·대구·울산 4개 교육청은 부모가 교사로 일하는 학교에 자녀가 배정될 경우 부모를 다른 학교로 전근시키는 인사 규정을 운용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7월 ‘2019학년 경기도교육공무원인사관리세부기준’을 마련하면서 상피제를 포함했다. 자녀가 재학 중인 학교에 근무하는 교원은 타교로 전보 조치해야 한다는 조항이 골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부터 각 학교를 통해 교사들에게 자녀가 재학 중인 학교에 근무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2019학년도 인사관리 규정을 개정했기 때문에 내년 3월부터는 의무적으로 자녀와 같은 학교에 근무할 수 없다”고 했다.
문제는 해당 인사관리 규정이 공립학교에만 적용되며 사립학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립학교법에 따라 교사 채용부터 인사·징계권이 모두 학교법인에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시험지 유출사건이 일어난 학교 중 70%를 사립학교가 차지하면서 상피제 도입에 회의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시험지 유출 사건이 발생한 7개 학교 중 5곳이 사립학교다.
학교 교무부장의 시험지 유출 의혹을 받는 숙명여고도 사립학교다. 이 학교에서는 교사가 자신의 쌍둥이 딸을 위해 시험지를 빼돌렸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학교 앞에선 연일 학부모 시위가 열리고 있다. 교육부가 상피제를 제시한 직접적 이유도 숙명여고 사태 탓이다. 최근 학교 행정실장이 시험지 인쇄과정에서 원안을 학부모에게 전달, 재판에 넘겨진 광주 D고도 사립학교다.
서울만 보더라도 상피제가 필요한 고교 10곳 중 9곳이 사립학교로 집계됐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내 고교에서 자녀와 부모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55개교 중 51개교(92.7%)가 사립이다. 공립 고교는 4개교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사립학교 교원을 자녀와 같은 학교에 근무한다고 전보시킬 법적 근거가 없다.
“상피제 능사 아냐…학교 신뢰회복이 급선무”
교육부는 지난달 17일 상피제 도입 계획을 발표하면서 사립학교의 경우 해당 교사를 같은 학교법인 내 다른 학교로 파견보내거나 공립학교 교사와 배치를 바꾸는 방안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파견이나 공립학교 교사와의 교체는 사립학교법에 근거 조항이 없는 상태다. 상피제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사립학교법 개정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사립학교 교원을 같은 학교법인 내 다른 학교로 파견을 보낸다 하더라도 사학법에 근거 조항이 있어야 한다”며 “교육부와 관련 논의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시험지 유출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교 내신에 대한 학부모 불신은 극에 달했다. 하지만 사립학교에서 같은 문제가 재발할 경우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4일 열린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에서 “사립학교 교사는 한 학교에 오래 근무하고, 학교법인의 폐쇄적 학교 운영이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며 “사립학교법에 따라 교육청의 징계 역시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부에 사립학교법 개정을 강력하게 주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상피제가 교육계 불신을 해결할 근본해법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학교 수가 부족한 농어촌 지역은 자녀와 교사가 불가피하게 같은 학교에 다녀야 하는 경우도 있다.
김성열 경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고교 상피제는 세심하게 설계하지 않으면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고교 상피제 도입 전에 학교에서도 신뢰확보를 위해 내부 장치를 마련해 자녀가 다닐 경우 평가업무에서 배제하는 규정을 만드는 등 사회적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