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이영애 對 송혜교'…불 붙는 아모레·LG생건 '한류 마케팅'

박성의 기자I 2018.04.02 06:00:00

송혜교, 설화수 ''설린'' 출시행사 참여하며 활동 시작
LG생건 ''후'' 돌풍 일으킨 ''이영애 효과''에 맞불
송혜교 한류효과에 기대…"한국 전통의 미 전할 것"

[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전통의 이영애냐, 새 얼굴 송혜교냐’

아모레퍼시픽(090430)LG생활건강(051900)이 자존심을 건 ‘한류 모델’ 대결을 펼친다. 격전지는 중국시장이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후’가 배우 이영애를 앞세워 중국에서 돌풍을 일으키자 아모레퍼시픽이 배우 송혜교를 모델로 기용하며 맞불을 놓았다. 최근 중국이 우리 정부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해제를 약속하는 등 한·중 관계가 복원될 기미를 보이고 있어 양사의 ‘한류 마케팅’은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 이영애의 ‘후’ 뜨자…설화수 ‘설린’ 얼굴 된 송혜교

배우 송혜교가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모델로 발탁됐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지난 달 15일 배우 송혜교가 결혼 후 첫 공식석상에 나섰다. 장소는 서울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특화매장). 송혜교는 이날 설화수 신제품 ‘설린’ 론칭 행사에 참석했다. 설화수 설린은 스킨 컨디셔너 ‘설린수’, ‘설린에센스’, ‘설린크림’ 3종으로 구성됐다. 설린은 눈 설(雪)·맑은 린(潾)으로, 눈 속에서 피어난 매화처럼 건강하고 생기 있는 피부로 가꿔준다는 의미다.

송혜교는 아모레퍼시픽을 대표하는 간판 모델이다. 2004년 에뛰드를 시작으로 2006년 이니스프리, 2008년 라네즈의 모델로 활동했다. 그러나 설화수 모델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아모레퍼시픽이 고수해온 설화수의 ‘무(無) 모델’ 전략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1997년 설화수 론칭 이후 전속모델을 기용하지 않았다. 프리미엄 화장품 시장에서 모델이 아닌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은 올초 바뀌었다. 지난해 배우 이영애를 앞세운 LG생활건강의 ‘스타 마케팅’이 제대로 효과를 본 영향이 크다.

이영애의 ‘후 비첩 3-STEP 마스크’ 연출 사진.(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후’는 지난해 1조4200억원어치가 팔렸다. 지난해 LG생활건강 화장품 매출의 43%가 후에서 나왔다. 업계에선 한류스타 이영애를 모델로 내세운 게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이영애는 2006년부터 후의 간판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이영애는 드라마 ‘대장금’에 출연한 뒤 중국에서 ‘국민 배우’ 반열에 올랐다. 특유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인지도가 맞물리며, 후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후는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국내 면세점 판매에서 36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3549억원을 기록한 설화수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아모레퍼시픽은 이후 9월부터 설화수 판매가 늘어 연간 매출로는 설화수가 후를 앞질렀다고 설명했지만,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면세점 판매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과거와 비교하면 턱 밑까지 추격을 허용한 셈이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유명 모델을 기용하는 것은 ‘양날의 검’이다. 모델의 인지도 탓에 제품의 품질 등이 가려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영애는 모델 효과가 극대화된 경우다. 이영애만의 고풍스럽고 단아한 이미지가 중국 소비자에게 크게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봄 맞은 한중 관계…‘한류 마케팅’도 본격화

아모레퍼시픽은 송혜교를 앞세워 후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포부다. 송혜교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현재 중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한류스타로 불린다. 이에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 방중 기간 열린 한중 정상 국빈 만찬에 초대받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송혜교를 모델로 발탁한 이유는 설화수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효능을 국내 및 해외고객에게 흡입력 있게 전달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앞으로 설화수 브랜드의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러(이야기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