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부동산 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구웠던 두 이슈는 ‘갭투자’와 ‘신규 분양’이다.
갭투자란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매수하는 방법이다. 그동안 갭투자를 했던 투자자들은 수치로만 보면 모두 수익을 거두었다고 할 수도 있다. 전세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기존 매매가격을 넘어서거나 유사한 수준까지 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예상했던 가격으로 잔금 계약 시 전세를 맞출 수 없게 되면서 문제가 생긴 지역들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2015년 수도권 신규 분양시장은 아주 좋았다. 특히 서울 강남구, 서초구는 분양을 할 때마다 최고 분양가를 경신하고 있다. 반포 푸르지오써밋, 반포 래미안아이파크가 사상 최고가로도 성공적으로 분양되었다. 1월에 분양하는 신반포자이도 예정했던 분양가보다 좀더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모든 지역의 분양 시장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 3년 동안 전국 부동산 시장을 주도했던 대구에서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발생한 단지가 생기기 시작했고, 경기도와 충청도 지역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다는 기사가 매일 나오고 있다.
이 두 이슈를 통해 2016년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를 예측해 볼 수 있다. 갭투자는 매매가격과 전세가격만을 검토하여 매수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실패할 수 있는 확률도 높다. 투자는 미래가치를 예상하여 현재 시세에 사는 것이다. 그런데 갭투자는 미래가치에 대한 충분한 검토없이, 현재 전세가격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매입을 한다. 왜 세입자들이 매매가격 수준으로 전세금을 올려주면서까지 굳이 임차 거주를 하고 있는지를 좀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갭투자 인기 지역의 매매가격 상승 이유가 실거주자가 매수해서가 아니라 신규투자자가 기존투자자의 물건을 매수하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도 꼭 따져보아야 한다.
결국 갭투자를 제대로 하려면, 현재 시세가 너무 비싼 가격은 아닌지에 대한 분석과 해당 아파트를 매수할 실거주층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시장 조사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그렇게 따져보고도 매수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갭투자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아파트가 실제로 많진 않을 것이다.
분양시장은 지역별로 보아야 한다. 지방보다는 오히려 서울의 분양 시장이 더 활기를 띨 것이다. 이제 강남구, 서초구 신규 아파트의 적정 가격은 평당 4000만원대이다. 4천만원이 되지 않는 아파트는 분명 재건축 계획이 없는 구 아파트일 것이다. 이러한 강남권 재건축의 분양가 책정 메카니즘을 통해 타 지역 재건축의 분양성을 예측해 볼 수 있다. 가격을 비교하라는 것이 아니다. 해당 지역의 기존 아파트의 시세가 신규 아파트 분양가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라는 것이다.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많은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강동구, 성북구, 마포구, 광진구 지역은 기존 아파트 시세를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분양될 아파트 가격이 기존 아파트 가격 수준을 크게 넘지 않는 수준이라면 분양은 잘 될 것이다. 왜냐하면 구 아파트보다는 새 아파트를 매수하거나 임차로 거주하려는 수요가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갭투자의 타깃 아파트는 20년차 전후의 구 아파트들이다. 구 아파트의 경쟁력은 계속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향후 아파트 시장은 상품력을 중요하다. 이것이 갭투자보다는 신규 분양시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김학렬 ‘흔들리지마라 집 살 기회는 온다’의 저자는 15년간 대형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컨설팅을 해오고 있는, 국내 최고의 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의 부동산조사본부 현직 팀장이다.
또한 서울, 경기, 인천 18개 지역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분석한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의 저자이기도 하다. 여러 일간지, 주간지, 월간지 등에도 부동산 관련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입지 분석 및 부동산 시장 전망과 관련한 강의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