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사진)은 ‘창의 행정가’로 꼽힌다. 그가 최초로 도입한 주민참여 예산제(주민이 사업을 직접 제안하고 선정하는 제도)는 서울시와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성공적 정책 모델로 자리 잡았다.
새주소 건물번호판에 건물번호 순서 정보를 추가해 주변 경로가 예측 가능토록 제작한 ‘The 쉬운 새주소사업’이나 관내 단독, 다가구, 다세대 주택을 대상으로 형광등 교체, 수도꼭지 누수 점검 등 주택관리를 저비용(8000원)으로 해 주는 ‘무엇이든(홈컴)서비스’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그의 관심사는 사람이다. 지금은 사람에게 투자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우리 사회의 구조전환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개발 도상 시대는 지났습니다. 지금은 사람에 투자해야 할 때입니다. 건설 투자보다 사람에 투자하는 게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습니다. 이제는 속성비료가 아니라 꾸준히 퇴비를 줘 지속적으로 과실을 맺을 수 있도록 구조를 전환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것이 사람에 대한 투자이고 복지입니다. 현재 과도하게 편중된 토목 예산을 사람을 키우고 생산성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쪽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지금 청년 실업문제가 심각한데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에게 과거 경험을 토대로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열심히 공부해 대학가고 대기업에 입사했다 하더라도 젊은 나이에 명예퇴직하는 시대입니다.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한 길이 가장 불안한 길일 수 있습니다.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이 도전하는 삶,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그들이 넘어졌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언덕만 만들어 주면 됩니다.”
은평구민들은 김 구청장을 ‘아이디어 뱅크’라고 부른다. 하지만 정작 김 구청장은 소수 엘리트의 지혜보다는 집단 지성의 위대함을 믿는다.
“지금은 생활정치시대입니다. 주민 속에서 해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행정이나 정책을 하는 사람들이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대중의 지혜는 위대합니다. 우월적 지위에 있는 엘리트가 대중에게 ‘따라오라’고 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집단 지식·지혜가 소수의 엘리트를 능가하는 생산성을 발휘합니다.”
그는 일반 시민을 위한 평생교육·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다만 일방적이고 주입식 교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마을 공동체를 통한 지식 나눔, 즉 공동체에서 회의를 하는 것부터 학습이라는 설명이다. 김 구청장은 그 일환으로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의 공동체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그 결과 베드타운이라는 한계에도 2012년부터 4년 연속 서울시 일자리창출 분야 최우수구로 선정되는 기록을 남겼다.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는 김 구청장이지만 은평 수색역세권 개발사업에 대한 의지와 기대는 남다르다. 단순한 개발 사업이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제는 통일한국을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앞으로 서울 최서북단인 은평구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특히 수색역은 서울의 관문으로 인천공항과 경의선이 만나는 교통의 요지이자 대북 진출의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수색역은 통일 후 북부 관문역사로서 상징성은 물론 생산유발 효과(2조 3000억원), 고용유발 효과(12만 4000명) 등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은평의 미래가 밝은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