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 ‘진짜 비빔밥 버거’ 시식 밥으로 번 대신하던 기존 공식 탈피 고기·계란에 찰진 밥…익숙한 조화 단품 5900원…정식 메뉴 전환도 검토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노브랜드 버거 ‘진짜 비빔밥 버거’ 단면. 고기 패티 위에 튀긴 비빔밥 패티와 계란프라이, 채소가 층층이 들어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비빔밥 버거인데 밥이 보이지 않았다. 빵(번) 사이 양상추와 계란, 두툼한 패티가 보일 뿐이다. 롯데리아에서 먹던 라이스버거처럼 밥으로 만든 번을 예상했던 터라 잘못 나온 건가 싶었다. 번을 들춰보니 고기 패티 위에 붉은빛 밥 패티가 숨어 있다. 노브랜드 버거의 ‘진짜 비빔밥 버거’는 밥으로 감싼 버거가 아니라 비빔밥을 품은 버거였다. 이름값을 하는지 끝까지 먹어봤다.
신세계푸드(031440)가 출시한 진짜 비빔밥 버거는 신세계그룹의 할인 행사 ‘쓱데이’를 기념한 한정 메뉴다. 튀긴 비빔밥 패티에 직화 고기 패티와 계란프라이, 양파, 양상추를 더했다. 가루쌀을 활용한 라이스 브리오슈 번과 김페스토 소스도 썼다. 가격은 단품 5900원, 감자튀김과 탄산음료를 포함한 세트는 7900원이다. 가까운 노브랜드 버거 매장에서 세트로 주문했다.
받아든 버거는 속재료가 제법 두툼했다. 위쪽에는 양상추와 양파가 자리 잡았고, 그 아래로 계란프라이와 밥 패티, 고기 패티가 차례로 쌓여 있었다. 다만 포스터에서 붉게 빛나던 밥 패티는 실물에서 튀김옷에 싸여 색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김페스토는 사진만큼 넉넉하지 않았고, 계란도 노른자가 흐르는 반숙은 아니었다. 이름에 비해 외형은 익숙한 햄버거에 가까웠다.
반으로 가른 노브랜드 버거 '진짜 비빔밥 버거'. 고기 패티 위에 튀긴 밥 패티가 올라가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진짜 비빔밥 버거’의 밥 패티를 펼쳐본 모습. 튀김옷 안쪽으로 붉은빛 밥알이 보인다. (사진=한전진 기자)
첫입을 베어 무니 의문이 풀렸다. 고기의 묵직한 맛에 밥 패티의 눅진함과 계란의 고소함이 섞이면서 묘하게 고추장 비빔밥이 떠올랐다. 재료는 층층이 나뉘어 있는데 씹을수록 입안에서 비벼지는 느낌이었다. 특히 밥의 찰진 식감이 고기와 빵 사이를 채웠다. 평소 햄버거에서 느끼던 고기와 채소의 조합에 밥 한 숟갈을 보탠 듯, 익숙하면서도 다른 맛이었다.
밥 패티만 따로 살펴보니 갈라진 틈으로 밥알과 나물 조각이 보였다. 겉은 튀김옷으로 덮여 있고 속은 촉촉하게 뭉쳐 있다. 따로 먹으면 고추장에 비빈 밥을 부쳐낸 듯 고소한 부침개 맛에 가까웠다. 밥알이 한 톨씩 또렷하게 씹히는 정도는 아니지만, 씹을수록 밥이라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붉은색에서 예상한 것과 달리 매운맛은 약했고 은은한 고추장 향이 남았다.
김페스토의 존재감은 생각보다 작았다. 포장지에 묻은 검은 조각을 보고서야 김이 들어갔다는 걸 떠올릴 정도였다. 반면 가루쌀을 섞은 번은 제 몫을 했다. 겉은 일반 빵과 다를 게 없는데 씹으면 쌀빵 특유의 고소함이 있다. 번에 밥까지 더해 무거울 수 있는 구성이지만 계란과 양상추, 양파가 사이사이 식감을 보탰고 짠맛과 단맛, 고추장 향도 어느 하나 튀지 않았다.
노브랜드 버거 매장 키오스크에 표시된 ‘진짜 비빔밥 버거’. 단품 5900원, 감자튀김과 탄산음료를 포함한 세트는 7900원이다. (사진=한전진 기자)
가격 대비 양은 나름 괜찮은 편이었다. 감자튀김과 음료까지 곁들이니 한 끼를 먹었다는 느낌이 충분했다. 밥을 먹어야 식사한 것 같다는 사람에게는 흥미로운 선택지가 될 만하다. 다만 고기의 풍미가 중심을 잡는 햄버거를 기대한다면 취향이 갈릴 수 있다. 이 제품의 특징은 밥이 더하는 찰기와 눅진함이다. 맛에서는 이름을 붙인 이유를 납득할 수 있었다.
라이스버거는 1999년 롯데리아가 처음 내놓은 이래 번을 밥으로 바꾸는 공식 하나로 굴러왔다. 롯데리아가 2023년 다시 선보인 ‘전주 비빔라이스 버거’도 비빔밥을 번 자리에 넣은 구조다. 노브랜드 버거는 같은 비빔밥을 패티 자리에 넣고 가격은 5900원에 맞췄다. 밥 모양을 드러내기보다 버거 안에서 다른 재료와 어울리도록 만든 셈이다.
한정 메뉴의 다음 과제는 호기심을 재구매로 잇는 일이다. 신세계푸드는 행사 기간 판매하는 상품이지만 반응이 좋으면 정식 메뉴 전환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롯데리아 전주 비빔라이스 버거 역시 한정 판매로 간을 본 뒤 고객 요청을 받아 정식 메뉴가 됐다. 진짜 비빔밥 버거도 매번 고르진 않겠지만, 밥과 햄버거 사이에서 고민하는 날 한 번씩 생각날 맛이다.
노브랜드 버거 ‘진짜 비빔밥 버거’. 밥으로 빵을 대신하는 기존 라이스버거와 달리 빵 사이에 비빔밥 패티를 넣었다. (사진=한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