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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철 이대혈액암병원장은 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대혈액암병원의 설립 취지에 대해 ‘중증 혈액암 환자를 체계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최근엔 주변에 큰 병원이 많아졌지만,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김포·강서 지역은 물론 일산·인천 지역 혈액암 환자가 이대목동병원을 많이 찾았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의정갈등 사태가 발생하고 소위 빅5 병원에서 신규 환자를 수용하지 못하면서 혈액암 환자가 이대목동병원으로 쏠렸다. 병원 내에서는 ‘이참에 혈액암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자’라고 생각해 서울아산병원 이규형 교수와 서울성모병원 이석 교수를 영입하는 등 인력 충원에 박차를 가했다. 이를 통해 이대혈액암병원은 분야별로 혈액질환을 담당하는 △내과 △소아청소년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감염 및 재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해 치료를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이미 많은 혈액암 환자를 치료하고 있던 이대목동병원은 이대혈액암병원 개원 이후 더 많은 환자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액암병원이 출범하기 전 전체 내과 입원 환자의 절반이 혈액종양내과 환자이며, 그 중 100명은 급성 백혈병이라고 한다. 특히 급성 백혈병 환자는 많은 의료진이 투입돼 돌봐야 하는 환자다.
그럼에도 환자 진료엔 차질이 없는데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혈액내과 분야에 전공의 지원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그는 “혈액암 치료 잘한다는 소문도 나고 해서 의정갈등 기간에 환자들이 몰렸지만 한 번도 환자를 돌려보내지 않았다”면서 “예전부터 전공의가 지원 잘 안 하는 병원이었기 때문에 전공의 없이도 병동 환자 진료프로세스를 갖췄고 환자가 더 몰려와도 할 만했다”고 설명했다. 급성 백혈병 환자는 혈액내과 교수와 간호사가 24시간 바로 옆에서 돌본다.
◇진료가 연구로 이어져…“교수 한 명당 신약 하나씩 개발”
혈액암 분야는 특수한 전문 분야이기 때문에 다른 진료과보다 연구에 집중하기가 수월하다. 이규형 교수와 이석 교수 등 상당수 의료진은 이미 신약개발 경험이 있다. 문 원장은 이를 토대로 이대혈액암병원에 들어오는 젊은 의료진이 선배의 모습을 보고 각자 자기 분야에서 신약 개발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특히 젊은 의료진이 혈액 질환에 대해 ‘한두 명이 땀 흘려가면서 일하는 곳이 아닌, 체계적인 시스템 속에서 자기 업무와 진료에 집중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로 인해 젊은 의료진이 자연스럽게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해 모든 의료진이 연구와 신약 개발에 더 집중하는 그런 병원을 만드는 것이 문 원장의 바람이다.
문 원장은 “환자를 위한 병원을 만들긴 했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환자 진료는 물론이고 연구와 교육에 획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병원이 목표”라면서 “내 눈앞에 있는 환자뿐만 아니라 전세계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을 만드는 것이 좀 더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후학들이 들어오게 되면 진료를 배우고 연구에 참여와 신약 개발하는 과정을 익혀 50대 중후반에는 신약을 하나씩 만들 수 있게끔 하겠다”면서 “(후학들은) 그런 성과를 하나씩 내는 그런 교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문영철 이대혈액암병원장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부속 목동병원 혈액종양내과 조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부속 목동병원 암협진센터 부센터장 겸 혈액종양분과장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부속 목동병원 혈액종양센터장 △2010년 혈액학 종합학술대회 우수연제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