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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의 전기요금 인상과 글로벌 에너지 요금 안정에 따른 전망이다. 국내 독점적 전기 판매 공기업인 한전은 지난해 5월 전체 요금을 인상했고 작년 말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해 한 차례 추가로 올리면서 앞선 3년 동안의 ‘밑지고 파는’ 역마진 상황을 해소했다. 한전은 지난 5월 기준 발전사로부터 1킬로와트시(㎾h)당 127.9원에 전기를 사서 150.7원을 판매했다. 통상 20원/㎾h 전후로 추산되는 운영비를 고려하더라도 흑자가 확실시된다.
한전은 올 1분기에도 이 같은 환경 변화로 전년대비 7.9% 늘어난 23조3000억원의 매출과 함께 1조299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이 정도의 흑자만으로 경영정상화에 이르기는 어려우리란 부정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전은 2022년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한 글로벌 에너지 위기, 즉 발전 연료 급등 여파로 앞선 3개년에 걸쳐 40조원 이상의 누적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1분기 말 기준 총부채도 200조9000억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연간 부담해야 할 이자만 4조원을 웃도는 상황이다. 한전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인 약 7조원의 대부분을 이자 납부하는 데 써야 하는 셈이다.
한전 정상화를 위해선 전기요금 추가 인상을 단행해야 하지만 이 역시 정부·여당의 공공요금 억제 기조 때문에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여름 후 하반기 관계부처와 전기요금 조정을 논의한다는 방침이지만, 여당인 국민의힘을 중심으론 오히려 서민 냉방요금 부담 완화를 위한 주택용 전기요금 3단계 누진제의 일부 완화를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누진제 완화 대상이나 완화 폭은 물론, 시행 여부 자체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여당과 정부의 정책 기조가 물가 안정에 초점이 맞춰진다면, 전기요금 인상을 통한 한전 경영 정상화는 자연스레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