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수술이 필요하냐’는 환자마다 다르겠지만 통상적으로는 발가락이 휘어진 각도가 중기를 넘어서면 수술이 필요하다고 본다. 흥미롭게도 족부전문병원을 찾아 무지외반증 치료를 상담받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30도 이상 휘어짐이 진행된 이들이다. 다른 진행형 질환과 마찬가지로 무지외반증도 초기에는 큰 통증을 유발하지도, 미관상 이유를 제외하면 큰 불편함을 초래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막상 병원을 찾으면 수술부터 권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미 상태가 악화된 상태로 왔기에 의사로서는 최선의 방법을 제시한 것일테지만 환자의 입장에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수술부터 시키려 한다’며 불만이 생기는 경우도 잦다.
환자들의 걱정은 또 있다. 무지외반증 수술은 통증이 심하다고 알려져 있다. 뼈를 직접 건드리는 수술이기에 지금보다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에는 엄청난 통증을 동반하기도 했다. 그 악명이 지금까지 남아 환자들의 선택을 주저하게 만든다.
게다가 무지외반증은 보통 ‘두 번의 수술’ 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처음 수술에서는 변형된 뼈의 정렬을 잡아준 다음 틀어지지 않도록 나사나 핀을 이용해 고정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두 번 수술에서는 고정된 나사 혹은 핀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는 꼭 무지외반증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골절을 비롯한 뼈에 발생한 문제를 바로잡는 수술이라면 거의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최근 이 작업이 한번으로 줄어드는 새로운 기술이 도입됐다. 연세건우병원 족부팀은 “핀란드의 생분해성 의료기기 제조사, 이니온(INION)이 개발한 생체 분해성 재질의 나사를 활용해 나사 제거 수술 과정을 생략하는 수술법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연세건우병원 박의현 병원장은 “일반적으로 무지외반증 수술을 하려면 나사를 제거하는 수술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지만 최근 도입된 ‘바이오 멜트’ 나사를 활용하게 되면 나사가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저절로 녹아 없어지기 때문에 두 번씩이나 필요했던 기존 수술과정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 가능해진다. 말 그대로 획기적인 수술법”이라고 강조했다.
획기적인 수술법인 만큼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을 수 있다. 박의현 원장은 “지금까지 뼈가 붙지 않거나 제대로 붙지 않아 2차 수술을 해야 하는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특히 3세대 생분해성 나사는 뼈의 두께, 길이 등 형태 차이 등을 고려해 자유자재로 환자 맞춤형 성형 재단 후 삽입할 수가 있어서 수술 후 이물감이나 통증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친환경 신소재와 의학이 만나면서 무지외반증 수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통증과 회복기간, 재발방지 측면에서 무지외반증 수술은 안정된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더 중요한 것은 수술 이전에 빠르게 병원을 찾는 것. 족부에 문제가 생기거나 발가락의 휘어짐이 관측된다면 병원에 내원해 하루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