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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김정현 기자]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4차례 올리면, 일본과 유럽도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겠지요.”
통화정책 전문가인 김진일(51)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27일 서울 중구 이데일리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를 축소하는 식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머뭇거리는 것은 경제 반등을 자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올해 미국이 4차례 금리를 올릴 정도면) 일본과 유럽도 정상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연준의 4차례 인상 가능성은 작지 않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예상 밖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면모를 보이면서 이같은 시장의 관측에 기름을 부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의 전망이 개선됐다”고 했다. 김 교수는 “연준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인상 횟수 전망)에 따르면 올해 전망은 3차례였다”며 “12월 당시 이를 ‘2~3번’이라고 인식했다면, 최근에는 ‘3~4번’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직도 양적완화 ‘돈 풀기’ 정책을 하는 일본과 유럽도 올해 중 긴축 쪽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전단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통화정책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김 교수는 “올해 미국이 4번 올리면 한국은행도 2번은 인상할 것”이라고 봤다. “게다가 국내 증시에서 외화 자금이 유출될 수 있어 인상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도 했다.
김 교수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한·미 금리 역전이 외국인 자금 유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지만, 과거에 괜찮았다고 이번에도 괜찮다는 보장은 없다”며 “상황을 보면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상 횟수와 시기는 차기 한은 총재의 정치적 결정에 달려 있다고 김 교수는 봤다. 그는 “올해 5월에 올릴지, 아니면 7월에 올릴지는 새 총재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무엇을 중점적으로 보고 통화정책을 할 지는 총재가 결정해야 하는 정치적 카드”라고 전했다.
이주열 총재의 지난 4년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할까. 김 교수는 “세월호로 인한 침체를 제외하면 별다른 충격 없이 정책을 했다. ‘한은맨’답게 한은법에 맞춰 안정적으로 운용했다”며 “더 새로운 시도를 해봤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뭘 더 할 수 있었을지 생각해보면 그건 또 마땅한 게 없다”고 했다.
◇김진일 교수는…
△1967년生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예일대 경제학 석·박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경제학자(1996~1998년, 2003~2011년) △미국 조지타운대 경제학과 비상임교수(2007~2010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201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