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당정군 장악… 1인 독주 체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일 전인대 제 3차 전체회의에서 국가주석과 국가 군사위 주석으로 재선출됐다. 그는 지난해 10월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통해 공산당 총서기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다시 뽑히면서 집권 3기를 시작했다. 이번 전인대를 계기로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신중국) 건국 이후 처음으로 국가주석직을 3연임한 그는 당·정·군을 완전장악한 1인 독주 체제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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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 4인 중 한 명으로 선출된 대표적인 경제 관료 허리펑도 마찬가지다. 허리펑은 1980년대 시 주석이 푸젠성 샤먼시 부시장을 지낼 당시 샤먼시 재정국 간부였으며, 이후 시 주석과 친분을 이어왔다. 중국 거시경제 정책을 관할하는 국가개혁발전위원회 수장 출신인 허리펑은 ‘경제 책사’로 불렸던 류허 전 부총리를 이어 경제를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의 측근이 공산당(당)에 이어 국무원(정)까지 장악하면서 공산당의 권한이 강화되고 정부의 기능은 축소되는 이른바 ‘당강정약’(黨强政弱) 현상은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은 집권 이후 이전까지 이어졌던 ‘당·정 분리’ 기조에서 벗어나 당의 통제를 강화하는 ‘당강정약’을 추구하고 있다.
시진핑 집권 1,2기 인사와 사정 작업을 이끌었던 당 서열 3위인 자오러지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전인대 상무위원장, ‘시진핑의 책사’이자 당 서열 4위인 왕후닝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자문기구인 정협 주석에 선출됐다.
반면 시 주석과 경쟁하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과 상하이방(상하이 기반의 정치·경제 인맥) 계파는 사실상 이름만 남았다. 상하이방 출신인 한정 전 상무 부총리는 국가 부주석, 공청단 출신 후춘화 전 부총리는 중국 정책 자문 기구인 정협의 부주석으로 이름을 올렸다. 둘 다 실권은 없는 일종의 명예직이다.
◇ ‘초고속 승진’ 친강 등 국무위원 발탁
딩쉐샹과 허리펑 외에도 장궈칭, 류궈중이 부총리로 선출됐다. 중국 국영 방위산업체인 중국병기공업그룹(NORINCO) 사장 출신인 장궈칭은 군수업계 전문가로, 중국의 군 현대화 등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 분야에 정통한 류궈중은 의료 분야 등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국무위원 5인은 리상푸 중앙군사위원, 왕샤오훙 공안부장(장관), 우정룽 전 장쑤성 당 서기와 선이친 전 구이저우성 당 서기, 친강 외교부장으로 결정됐다. 지난해 12월 외교부장으로 임명된 친 부장은 3개월 만에 국무위원까지 겸하는 초고속 승진을 보여줬다. 리상푸는 이날 국방부장으로도 선출됐다.
이밖에도 류진궈가 국가감찰위원회 주임, 장쥔이 최고인민법원장, 잉융이 최고인민검찰원장으로 선출됐다.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은 장유샤, 허웨이둥으로 결정됐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에는 안후이성 당 서기를 지낸 정산제가 임명됐다.
대대적인 교체가 예상됐던 경제부처 수장들은 일부 잔류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이강 인민은행 총재와 류쿤 재정부장은 제20차 당 대회에서 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관례상 이번 전인대를 끝으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유임이 결정됐다. 왕원타오 상무부장, 탕런젠 농업농촌부장, 왕즈강 과학기술부장 등도 자리를 지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