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회장은 수출 중고차의 산업화를 위해 선진 시스템 구축이 가장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법적 규제가 없다시피 해 선적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차량을 해체해서 팔아도 된다. 차량 값어치를 올리기 위한 주행거리 조작도 흔하다”며 “수출 중고차의 상태도 엉망인 경우도 적잖다. 이는 최소한의 진단 평가가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차량을 싸게 많이 수출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갈수록 중고차도 품질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품질을 개선해야 한다”며 “국내 수출 중고차 가격은 일본에 비해 과반에 불과해 낮은 가격으로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관리가 안 되고 있다. 차량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진단 평가와 더불어 체계적인 상품화 과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천시를 비롯해 최근 여러 지자체에서 중고차 수출단지를 조성을 추진하 있다. 김 회장은 중고차 수출 인프라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체제’를 갖춘 선진화 단지 조성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1차적으로 중고차 수출업체들이 나대지를 벗어나야 하고 서류 표준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차량 판매, 수리, 품질 보증 등 중고차를 매입해서 상품화하는 과정을 원스톱으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역별 ‘특화’와 ‘전략’도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지역 간 수출 중고차 사업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돈이 되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고 본다”며 “인천과 평택 경우 수도권이면서 항만을 갖춰 입지가 좋지만 다른 지역이 수도권 물량을 가져가기가 사실상 어려워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면 군산 같은 경우 남부권 물량을 발굴해 내보내야 하고 포크레인과 불도저 같은 건설기계 매물이 있으니 그쪽을 특화하면 된다”며 “장기적으로 지역 대학교와 연계해 진단평가부터 무역, 소프트웨어를 우르는 수출 전문가를 양성해 지역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각국에서 수출 중고차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그는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되며 노후화된 중고차를 들여올 때 관세를 더 부과하기도 하고 해외 중개인들도 연식이 낮은 차량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국가별 중고차 수요에 대한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국내에 알려주는 경로도 필요하다. 특히 아프리카 같은 개발도상국이 그렇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중고차 수출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 매입, 정비, 보험 등 다양한 분야가 포함돼 부가가치도 크다”며 “수출 중고차를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중고차 수출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과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