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바다오염은 환경뿐 아니라 어민 생계도 위협"

조해영 기자I 2019.06.03 06:00:00

[인터뷰]조현진 해양경찰청 오염방제과장
15년째 방제 업무…해경 본부의 최초 여성과장
"해경 소관의 해양방제 관련 법령 생기길"
"칼퇴는 권리…유연근무·출산휴가 권장해야"

조현진 해양경찰청 방제기획과장. △1971년 △경남 함안 △부경대 해양학과 학·석사 △나가사키대 해양과학·공학 박사 △해경 5급 특채 △해경 방제기획과장(2019년 4월~). 해경 제공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한국은 거의 모든 해안을 따라 마을과 각종 양식장이 있습니다. 기름유출 등 바다 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철저한 방제(防除)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조현진(48) 해양경찰청 방제기획과장은 “한국은 어떤 선진국보다도 해안선을 알뜰하게 사용해 어느 지역에서 사고가 나도 피해를 입는 사람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해양방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해양 활용도가 높고 수산물 소비량도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해양오염이 국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한반도의 해안선 길이는 약 1만9000㎞. 이중 남한의 해안선이 약 1만6000㎞다.

조 과장이 이끄는 해경 방제기획과는 2007년 충남 태안에서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 유출처럼 사고 등으로 발생하는 해양오염을 예방·대응한다. 현재 해경 본청과 5개 지방청, 19개 해양경찰서에서 460여명의 해양방제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대학에서 해양학을 전공한 조 과장은 지난 2004년 해경에 들어온 후 15년째 방제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조 과장은 해양오염도 산업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유조선 침몰 등만이 문제가 됐다면 최근엔 미세먼지와 미세플라스틱 등이 새롭게 해결해야 할 문제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조 과장은 “해경은 미세먼지를 만드는 대기 중 황산화물 저감을 위해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점검하고 있다”며 “선박이 조업 중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생물의 체내에 쌓일 수도 있어 플라스틱 쓰레기 단속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012년 국제해사기구(IMO)에서 근무했다. 조 과장은 “IMO는 전 세계 해양 안전과 환경 관련 법률의 근거를 만드는 곳”이라며 “과장 국외훈련 과정에 선발돼 1년간 해양환경분야(Marine Environment Divison)에서 일했다”고 말했다. 조 과장은 선박의 안전을 위해 싣는 평형수 속 플랑크톤이 다른 나라에 유입되면서 생기는 환경 문제를 막기 위한 선박평형수협약 발효 과정에 참여했다.

조 과장은 해경 최초의 본부 여성과장이기도 하다. 그는 “초기 대응이 중요한 오염사고 수습이어서 여성공무원이라고 해서 뒤로 빠지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면서도 “다만 여성이 출산과 육아를 겪는 경우가 많아 근무시간이나 업무 강도 배려는 사회적 합의로 당연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기구인 IMO에서 일하며 정해진 시간에 퇴근하는 것이 당연한 권리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특히 일-가정 양립으로 고민하는 여성 직원들을 위해 유연근무를 비롯해 출산휴가·육아휴직 등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과장은 한국의 해양방제 수준이 더 높아지기 위해서는 해경 소관의 관련 법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해경 방제인력은 해수부 소관의 해양관리법에 따라 일하고 있다. 조 과장은 “해경 소관의 별도 법령이 생긴다면 제도와 현장의 괴리를 지금보다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