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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일본이나 중국도 시도하지 못하는 수준의 항공관측을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수행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항공관측 자료는 미세먼지 감축정책의 효과를 높이는 데 활용하고 나아가 중국과의 협상자료로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은 22일 충남 태안군 한서대 비행교육원 비행장에서 중형 기상관측항공기인 킹에어(Kingair) 1900D를 국내외에 소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올해 봄철 장거리이동 국내 유입 미세먼지 감시를 위한 항공관측 연구를 이달 말까지 수행한다. 이번 항공관측은 동아시아 최초로 중형항공기를 이용한 독자적인 항공관측 플랫폼을 구축해 미세먼지의 주요성분과 전구물질을 실시간으로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연구기간 동안 9종의 항공관측용 고분해능 실시간 관측장비를 탑재해 질산염, 황산염 등 2차 생성 미세먼지와 암모니아 등 전구물질의 서해상 공간분포와 국내 유입경로 확인을 위해 관측비행을 수행한다.
특히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을 증명할 수 있는 과학적 자료를 확보하는 한편 국외 유입 미세먼지량 산정과 항공관측자료를 활용한 예보 정확도 향상이 가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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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2016년 추진된 제1차 한-미 공동연구(KORUS-AQ)에 의해 미세먼지 2차 생성, 서해안 석탄화력발전소의 대기질 영향 등에 대한 과학적 결론을 도출했다. 이에 따라 중형항공기 도입과 미세먼지 고농도 사례시기인 겨울·봄철 관측 필요성을 확인했다. 이후 이달 초 국가전략 프로젝트-미세먼지 사업단에 의해 개조된 중형항공기가 도입됐다.
항공 관측에 사용되는 항공기는 19인승 중형 항공기로 한서대 태안비행장에서 출발해 서해상을 중심으로 미세먼지를 집중 관측한다. 총 100시간, 20회 비행이 예정돼 있다.
그동안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1996년부터 소형 항공기로 제한된 범위에서 4~5대 장비를 동원해 5000m 이하 3시간 관측을 수행했으나 올해는 중형 항공기로 포괄적인 범위에서 12~15대 장비로 확대, 1만2000m 이하 6시간 관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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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항공관측에서는 고해상도 실시간 분석 장비 9대를 탑재해 2차 생성 미세먼지의 주요성분과 전구물질에 대한 과학적 조사를 실시한다. 2차 생성 미세먼지의 주요성분을 조사하기 위해 질산염, 황산염, 유기물질, 블랙카본 및 미세먼지 개수 등을 측정한다.
또 미세먼지 전구물질에 대한 조사를 위해 휘발성 유기화합물질, 암모니아,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에 대한 실시간 측정도 이뤄진다. 수도권 미세먼지에 영향을 주는 대형 배출원의 배출 특성과 주변 대기질 영향도 파악하고자 서해안 3곳의 석탄화력발전소와 1개 석유화학단지, 1개 제철소를 중점 관측하게 된다.
장 원장은 “이번 항공관측을 통해 서해상으로 유입되는 미세먼지의 이동경로 추적이 가능하고 미세먼지 유입량 산정도 기대할 수 있다”며 “국내 배출원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가능해짐에 따라 보다 효과적인 미세먼지 감축정책과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항공관측 역량을 확보함에 따라 앞으로 미세먼지의 국가 간 이동에 대해 보다 과학적인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