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 평균 6.5채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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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이 국세청·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개인 부동산 보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상위 1%(13만9000명·부동산 가격 기준)가 보유한 주택은 90만6000채였다. 2007년 당시 상위 1%(11만5000명)가 보유한 주택은 37만채였다. 9년 새 상위 1%가 보유한 주택 수가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는 추미애 대표·우원식 원내대표가 ‘초(超)과다 부동산 보유자들’에 대한 보유세 인상 가능성을 거론한 뒤 ‘상위 1%’ 부동산 실태까지 공개된 것이다. 박 의원은 통화에서 “자산 소득에 제대로 과세가 안 된 부분에 대한 과세 정상화·조세정의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밝힌 것”이라며 “자산 소득에 대한 적정 과세가 동반돼야 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고 중부담·중복지에 대한 조세저항도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세정의라는 명분이 있는 데다 과세 범위를 ‘상위 1%’로 좁혔기 때문에 당장 논의가 가능하다는 게 여당 분위기다. 집권 초기, 국민 지지기반이 높을 때 증세를 해야 한다는 당내 여론도 상당하다. 앞서 추 대표는 7월20일 소득세·법인세 증세 방안을 밝혔다. 이어 다음 주인 25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명목세율 인상 문제를 검토 중”이라며 증세 입장으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김 부총리가 오는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 대표에 이어 ‘상위 1%’에 대한 보유세 강화 필요성을 언급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보유세 논란, 안보정국선 지지율↓”
다만 보유세를 당장 개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세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여당 내에서도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개편 시기를 놓고 의견이 갈린다.
박광온 의원은 “내년 4월까지는 다주택자들이 부동산을 팔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길 기대한다”며 “이를 다 거부하면 (4월 이후) 보유세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세가 필요한데 시기의 문제”라며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추미애 대표 비서실장인 김정우 의원은 보유세 증세에 대해 “의원입법으로 할 수도 있다”며 올해 하반기 개편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지난달 발표된 기재부의 세법 개정안에는 보유세 개편안이 포함되지 않았다.
둘째는 반발 여론이다. 보유세 증세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지만 논란이 확산되면 지지율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tbs 교통방송의 의뢰로 지난달 9일 조사한 결과, 보유세 인상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67.6%로 집계됐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종교인 과세에 대한 여론처럼 보유세도 조세정의 측면이 있기 때문에 찬성 여론이 높다”면서도 “안보정국에서 보유세 논란이 불안·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어 지지율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추미애·우원식 등 여당에서 지지층 결집용으로 보유세 인상론을 띄우되 실제로 개편은 늦출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與 “조세정의” Vs 野 “억지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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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민사회 단체에서는 정기국회에서 보유세 증세를 지속적으로 요구할 방침이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정세은 소장(충남대 교수)은 “참여정부 당시 부동산 대책이 실패했던 것은 선제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공시지가를 시세에 맞게 올리는 등 당장 할 수 있는 개혁 조치를 정권 초반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