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의 한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 오전 8시 출근길 직장인들이 1500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쉴 새 없이 테이크아웃해 가던 이 카운터가 낮 12시쯤 되자 180도 다른 풍경으로 변모했다. 고소한 커피 향이 감돌던 공간에 새콤달콤한 육수와 살얼음이 동동 뜬 초계국수가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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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업계에 따르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음료와 디저트를 넘어 식사 메뉴까지 영역을 넓히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커피만으로는 치열해진 시장에서 매출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기존 매장과 설비를 활용해 새로운 수요를 잡으려는 전략이다.
더벤티는 최근 식사 메뉴 라인업에 닭까지 소환했다. 당진의 닭요리 전문점과 손잡고 ‘별미 냉초계국수’를 선보였다. 새콤한 육수에 닭고기를 곁들인 여름철 메뉴로, 커피전문점에서 간단한 식사까지 해결하려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커피와 초계국수가 한 매장 메뉴판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셈이다.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식사 메뉴를 잇따라 확대하고 있다. 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이디야커피 등도 볶음밥부터 매콤달콤한 떡볶이, 든든한 샌드위치와 핫도그까지 출시하며 직장인과 학생들의 ‘한 끼 식사 수요’를 정조준하고 있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 간단한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는 ‘복합 외식 공간’으로 매장을 확장하는 전략이다.
이처럼 커피전문점이 식사 메뉴까지 들고나온 배경에는 포화 상태에 이른 커피 시장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내놓은 ‘커피 소비 분석’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커피산업 시장 규모는 3조7359억원으로 2018년보다 35.6% 증가했다. 커피전문점 수도 2023년 기준 10만6452개에 달했다. 외식업체 7곳 가운데 1곳이 커피전문점일 정도로 시장이 커지면서 신규 출점만으로 성장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이 됐다.
결국 눈을 돌린 곳이 기존 매장이다. 새로운 점포를 내는 대신 기존 매장과 주방 설비를 최대한 활용해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구매액)를 높이는 생존 전략에 돌입했다. 특히 저가 커피 매장은 비교적 넓은 소비자 접점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식사 메뉴를 추가하면 음료와 함께 구매하는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폭염도 식사 메뉴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더위를 피해 카페를 찾은 소비자가 시원한 음료와 함께 간단한 식사까지 한 곳에서 해결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외식 물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해결하려는 소비자를 붙잡는 효과도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전문점들이 출점 확대보다는 기존 매장의 매출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며 “음료와 함께 식사 메뉴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앞으로도 메뉴 카테고리를 확대하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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