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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차량 간 교통사고로 차량이 파손되자 자신의 보험사로부터 수리비 약 270만원 가운데 자기부담금 50만원을 제외한 약 220만원을 지급받았다. 이후 A씨의 보험사는 현대해상에 자기부담금을 포함한 전체 수리비 중 상대방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구상해 지급받았다. 그러나 A씨는 자신이 실제 부담한 자기부담금을 보전받지 못했다며 현대해상을 상대로 자기부담금 상당액의 배상을 청구했다.
1심은 원고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다. 원고가 부담한 자기부담금 50만원 가운데 상대방 과실비율 40%에 해당하는 2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이를 뒤집고 A씨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고는 스스로 자기부담금을 부담할 의사로 자기부담금 약정이 포함된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인바, 자기부담금이 ‘전보되지 않고 남은 손해’에 해당해 제3자에게 배상책임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보험자가 제3자에게 행사할 수 있는 보험자대위는 실제 보험금을 지급한 범위에 한정된다고 봤다.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하지 않은 자기부담금 부분까지 대신 상대 보험사에 청구하거나 이를 수령할 권리는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원고 차량 보험자는 원고에게 지급한 보험금 중 제3자의 책임비율에 상응하는 금액 부분에 관하여 보험자대위를 할 수 있을 뿐 원고에게 지급하지 않은 자기부담금 중 제3자의 책임비율에 상응하는 금액 상당액 부분에 관하여 보험자대위를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며 “피보험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중 자기부담금에 대하여 제3자의 책임비율에 상응하여 청구할 수 있는 금액에 대한 권리는 여전히 피보험자에게 온전히 남아 피보험자가 제3자에게 별도로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A씨가 보험사에 자기부담금을 대신 수령할 권한을 부여했다고 볼 근거가 없는 만큼, 원고의 청구권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처리 방식’으로 자기차량 손해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가 제3자의 보험자로부터 자기부담금 중 제3자의 책임비율에 상응하는 금액을 이미 수령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즉 현대해상이 이미 자기부담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A보험사에 지급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대법원은 현대해상이 자기부담금까지 받아간 A씨의 보험사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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