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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서울시는 24일부터 9월말까지, 6개월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잠실·삼성·대치·청담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전격 해제하겠다고 발표한 지 한 달 여만의 일이다. 이에 따라 서울 아파트 40만 가구에 대해 전세보증금을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원천 금지된다.
이렇게 되면서 토허제가 적용되는 구역의 인근 비(非)규제 지역 지자체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성동·마포·강동 등이 대표적인 토허제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통계상 가장 수혜를 볼 것으로 볼 것으로 거론되는 지역은 과천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 셋째 주까지 전국에서 세 번째로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른 지자체는 과천이다. 과천의 누적 상승률은 2.59%다. 전국이 0.24% 하락한 것과 수도권과 서울이 각각 0.01%, 0.80% 오른 것에 비해선 과천은 유독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특히 과천의 상승률은 송파(3.64%), 강남(2.85%)보다는 낮지만 서초(2.52%)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왜 과천을 토허제 적용 대상에서 뺐느냐”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위례신도시 주민들은 울상이다.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것도 아닌데 ‘송파구’라는 이유로 토허제로 묶였기 때문이다. 실제 ‘송파꿈에그린위례24단지’(84㎡) 가격 추이를 보면 지난해 3월, 14억 7000만원(12층)에 매매된 해당 단지는 같은 해 11월, 15억 7000만원(13층)에 거래됐다. 1억원이 오르는데 그친 것이다. ‘송파레이크파크호반써밋1차’(108㎡)을 봐도 15억원(지난해 3월·9층)에서 15억 6000만원(올 2월·6층)으로 1억원도 채 오르지 않았다.
결국 ‘아크로리버파크’, ‘반포래미안퍼스티지’, ‘잠실 엘스’ 등 집값 급등의 주범을 잡으려다 보니 위례·거여·마천 등 상관도가 떨어지는 아파트까지 묶여버린 것이다. 여기에 서울 강남권을 목표로 하다 보니 ‘사실상 강남’에 신축이 즐비한 과천은 빠져버린 어정쩡한 상태가 돼버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장은 “토허구역 지정은 동별로 해야 하는데, 정부와 서울시가 원체 급하다 보니까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본다”면서 “그러다 보니 결국 자치구 전체를 지정했다. 이에 따른 부적용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