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 의결로 제정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고준위법)에 심각한 독소 조항이 포함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자력 발전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법은 36조에서 원전 부지 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저장 시설의 용량을 원전 설계수명 기간 중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양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이 조항이 당장 내년부터 줄줄이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전들의 계속운전을 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전은 원자력안전법에 따른 계속운전 허가를 받으면 30~60년인 설계수명을 넘어 추가로 10년 단위로 가동 기간을 늘릴 수 있다.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면 기존 원전을 계속 돌리는 것이 새로 짓는 것보다 경제적이고 전력수급 안정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도입된 제도다. 정부가 지난달에 확정한 2038년까지의 전력수급 기본계획도 설계수명 만료 원전의 계속운전을 전제로 수립됐다.
문제는 원전들의 부지 내 방사성 폐기물 저장 시설이 잇따라 포화 상태로 치닫는 데 있다. 현재 운영되는 원전 26기 가운데 10기가 2030년 이전에 설계수명이 만료되는데 이들 원전의 부지 내 방폐물 저장 여력이 고갈되고 있다. 내년부터 4년 사이에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경주 월성 2~4호기의 경우 2037년이면 부지 내 방폐물 저장 시설이 꽉 찬다. 이런 상황에서 고준위법이 예정대로 오는 9월부터 시행되면 그 독소 조항이 원전들의 계속운전 허가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 발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고준위법이 거꾸로 기존 원전의 효율적 활용을 방해하는 꼴이 된 셈이다.
국회에서도 이런 모순을 의식해 고준위법에 유사시 방폐물 저장 시설 용량 제한을 변경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두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중도에 폐기됐다고 한다. 막판 법안 절충이 졸속으로 이뤄진 탓이다. 조속히 독소 조항을 합리적으로 손질하는 방향으로 고준위법을 개정해야 한다.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할 방법이 원전 말고는 달리 마땅한 것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치권과 별개로 정부는 지역 주민의 이해관계 등으로 법 개정이 지연되는 경우에 대비하는 한편 중간 저장시설 건설을 앞당기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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