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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이 총선을 앞두고 꺼내 든 증시 부양 정책 카드만 해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혜택 확대 △금투세 폐지 △배당 소득세 분리과세 도입 △고배당 기업 법인세 감면 △공매도 제도 개선 등으로 그 수가 적지 않다. 투자자들이 이번 총선 결과에 특별히 더 관심을 두는 이유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총선 결과 자체가 시장에 큰 변동성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유안타증권이 11대 총선부터 21대 총선까지 11번의 총선을 분석한 결과, 총선이 끝난 직후 1개월 동안 코스피의 평균 상승 확률은 45.5%로,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각종 세제혜택 확대 등 정책에 대해선 여야가 인식을 공유하고 있어 총선 결과에 따라 주가 조정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숨 고르기의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전체 증시는 변동성이 크지 않지만, 일부 종목의 경우 단기 투심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한 PBR 관련 종목들이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에 올 초 강세를 보였던 저 PBR 관련 종목은 최근 들어 하락세로 전환한 상태다. 지난달 4일부터 이날까지 KRX 증권 지수는 5.85% 하락했고, KRX 자동차 지수는 6.48% 떨어졌다. KRX보험 지수는 2.19% 뒷걸음질쳤다. KRX 은행만 0.75% 소폭 올라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그 기간 저 PBR주에 대한 관심은 반도체 업종으로 옮겨가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지난 한 달 코스피는 2.85% 오름세를 나타냈다.
총선 결과 ‘여소야대’ 국면이 지속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여론조사가 시장에 선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 연구원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나듯 여소야대 국면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진다면 정부의 정책 추진력에 대한 우려도 발생할 수 있다”며 “시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정부의 추진력 약화 우려를 이미 반영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총선 결과가 지수의 큰 흐름을 바꾸지는 않지만,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된 섹터에 대한 기대 심리는 흔들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전보다 낮아진 상태에서 ‘야권이 커지면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지고, 여권이 커지면 정책 드라이브가 세지지 않을까’ 정도의 투자 심리는 자극할 수 있어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저 PBR 섹터와 관련해서는 단기적인 변동성에 주의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섹터에 대해서는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