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더불어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이용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죠.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하 의원 체포동의안과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성질이 다르다”며 방어하고 나섰지만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지적을 면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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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본회의에서 재석 281명 중 찬성 160표, 반대 99표, 기권 22표로 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통과됐습니다. 올해 국회로 넘어온 체포동의안 중 가결은 처음입니다. 하 의원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구속 여부를 다툴 전망입니다.
하 의원은 지난 2020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약 2년간 경남도의원 선거 예비후보자 공천을 도와주는 대가로 예비후보자로부터 7000만원을 받고 보좌관 등으로부터 5750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표결 전 체포 동의 요청 이유로 “객관적 물증이 많고, 서류 조작과 허위 진술 부탁 등 증거 인멸 시도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죠.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이기 때문에 어느 의원이 가·부를 던졌는지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민주당 50여 명의 의원이 가결표를 던진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권고적 당론’으로 사실상 찬성에 무게를 실었고 정의당도 불체포특권 포기를 천명하며 가결 방침을 일찌감치 세웠습니다. 표를 계산해보았을 때 국민의힘(115명 중 104명 출석)과 정의당(6명) 의석수를 제외하면 민주당에서 최소 50명이 찬성표를 던졌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투표 결과 후 기자들과 만나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했기에 우리 당의 많은 의원이 가슴 아픈 일이지만 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죠. 이어 “민주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하고 지키지 않았다는 점을 국민들이 잘 보셨을 거라고 본다”며 ‘이재명 방탄’ 프레임으로 비판을 받는 민주당을 겨냥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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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앞서 민주당 주도로 부결시킨 이재명 대표, 노웅래 의원의 혐의 무게가 하 의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였죠. 이 대표는 제3자 뇌물, 배임 등 5개의 혐의를, 노 의원은 뇌물, 알선수뢰, 정치자금법 위반 등 3개 혐의를 받았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가결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세 번의 체포동의안 설명을 똑같은 기준으로 했다”며 “결과가 달라진 것은 저한테 물으실 게 아니라 의원들께 물으라”고 꼬집기도 했죠. 한편 민주당은 비판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론을 정하지 않고 ‘자유 표결’에 임했습니다. 하 의원의 표결 결과에 대한 당 차원의 메시지도 없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표, 노 의원 건과 하 의원 건은 다르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라디오에서 “다른 사안인데 동일 사안으로 묶는 게 저는 억까(억지로 까기)”라고 반박했죠. 민주당 핵심관계자도 “하 의원은 공천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증거가 있지 않느냐. 실제로 잘못이 있다”며 “민주당이 받는 정치 탄압과는 분명히 다른 지점에서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지속되는 ‘이재명 방탄’ 프레임에 민주당 내에서도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모든 의원을 ‘방탄’ 할 수는 없다는 주장입니다. 앞서 기동민·이수진(비례) 의원도 라임자산운용 주범 김봉현씨로부터 각각 1억원과 5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았지만 민주당 당무위원회는 이를 ‘정치 탄압’으로 규정, 당직을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이 대표 한 명을 지키고자 당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려선 안 된다”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의 머릿속만 더 복잡했져다는 평가입니다. 추후 이 대표의 추가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접수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또다지 제기되면서인데요. 일각에선 “지난번 (체포동의안 당시)처럼 이탈표는 없을 것이다. 압도적 부결을 예상한다”고 자신하기도 했습니다. 또 대거 이탈표가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의견도 여전합니다. ‘늘 국민의 눈높이와 상식에 맞는 선택’을 강조한 민주당의 선택에 다시 한 번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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