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편의점을 찾는 이들은 포켓몬 덕후들 뿐만이 아니다.
편의점 GS25는 지난달 17일 넥슨의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와 손잡고 띠부띠부씰과 유사한 스티커가 담긴 ‘메이플스토리빵’을 선보였다. 출시 당일 초도물량 10만봉을 비롯해 이날 현재까지 매일 전국 GS25 가맹점포에 제한 발주되고 있는 5만봉이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판매량 80만봉을 기록 중이다. 메이플스토리 게임 덕후들을 제대로 저격한 셈이다.
포켓몬빵이나 메이플빵이 대놓고 대박을 터뜨린 이면에서 조용히 편의점을 찾아 ‘갠소(개인 소장)’ 욕구를 채우는 이들도 있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 5월 인기 애니메이션들의 캐릭터들을 ‘키링’, ‘오뚝이’로 담아 사탕 또는 젤리와 함께 판매하는 ‘토이캔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28.4% 껑충 뛴 것으로 집계됐다. ‘치링치링 시크릿공주 쥬쥬’, ‘브랜드 이발소’ ‘뽀롱뽀롱 뽀로로’ 등과 콜래보레이션한 제품들로, 같은 기간 일반 캔디 매출이 15.9% 증가한 것에 비하면 가히 열풍이라 할 만 하다. CU는 이같은 토이캔디의 열기를 고려, 지난달 말부터 전 세계적으로 팬덤을 보유한 만화 ‘원피스’의 캐릭터를 담은 ‘원피스 오뚝이 달콤캔디’를 출시하며 ‘어른이’ 덕후들을 공략하고 나섰다.
GS25와 세븐일레븐은 인기 애니메이션 짱구와 콜래보레이션한 일명 ‘짱구 키링’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 5월 출시 직후 두 편의점 모두 준비한 물량이 빠르게 소진돼 같은 달 발주가 조기 중단되는 사태를 빚었고, 고객들의 지속적 요청에 서둘러 추가 물량 확보에 나선 결과 이달 초께 재발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
유통업계에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혼자만의 취미를 즐기는 성향이 강해지면서 이른바 ‘오타쿠노믹스’가 새삼 주목을 받는 가운데, SNS상에서 차별화된 경험을 공유하려는 MZ세대들의 특성이 더해진 결과로 보고 있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덕후 이미지가 과거와 달리 긍정적으로 변화하면서 경험과 수집욕, 그리고 과시욕까지 모두 만족시키는 소비가 활발해지면서 생활과 가장 밀접한 영역인 편의점에서 관련 마케팅이 큰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