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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수단에 주행 및 주·정차 중인 주변 상황을 영상과 음성으로 기록하는 블랙박스가 국내에서 보편화된 지는 이제 10년이 조금 지났다. 2000년대 후반부터 개인 자가용과 운송용 버스, 택시, 화물차에 자동차 블랙박스가 장착되기 시작하면서다.
반면 오토바이 블랙박스는 아직 생소하다. 일부 레저용으로 쓰이는 액션 카메라 등을 오토바이 차체나 헬멧 등에 부착한 경우도 있지만 거의 볼 수 없을 정도로 드물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소비 문화가 변화하면서 음식 배달과 택배 배송이 크게 늘었다. 배송이 크게 늘면서 배달원의 사고 위험도도 높아졌다. 오토바이 사고가 났다하면 경상 없이 바로 중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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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배달용 오토바이는 운송 특성상 상대적으로 폐쇄회로(CC) TV가 부족한 골목길과 야간 운행이 많다 보니 사고 발생 시 목격자와 기록이 없어 책임 소재를 가리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오토바이 차체 혹은 라이더 헬멧에 블랙박스가 있으면 사고 예방과 처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사고 손해사정 비용과 손해율 절감에 도움이 되면 자동차보험 블랙박스 특약 할인과 같은 이륜차보험 블랙박스 특약 상품도 조만간 출시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특약 제도가 시행된다면 라이더와 배달앱 업체 등 가입자 입장에서는 블랙박스 부착에 따른 보험료 할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운송업 배달용 오토바이 보험료는 대당 평균 200만원(2020년 기준)이 넘는다. 또 라이더들이 블랙박스를 의식해 교통법규 준수 등 안전운행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사회적으로도 난폭운전이 줄어드는 선순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전망도 따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과 정부 관계 부처에서 이륜차 블랙박스와 관련해 논의가 이어져 오고 있다”며 “배달·배송 오토바이 운행이 많아진 상황에서 안전을 위한 배달원들의 블랙박스 부착 필요성이 대두하면서 사고 예방과 처리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