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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 파리크라상 소속 안중민(31) 소믈리에는 5일 업(業)으로서 소믈리에의 가장 큰 덕목으로 ‘진정성’을 꼽으며 이렇게 말했다. ‘소믈리에’(Sommelier)는 포도주 등 주류를 전문적으로 서비스하는 사람으로, 포도주를 관리하고 추천하는 직업을 말한다.
한국인 최초 ‘아시아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 우승을 포함,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대회 왕중왕전’ 4연승(2015~2018년)까지 국내외 소믈리에 대회 5관왕을 거머쥔 업계 ‘뜨는 별’인 그를 서울 서초구 SPC컬리너리아카데미 양재교육장에서 만났다.
안 소믈리에는 “소믈리에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장거리 마라토너 같은 직업”이라며 “와인뿐만 아니라 맥주, 스피릿, 칵테일 등 다른 주류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하며 함께 먹을 음식, 심지어 물의 종류까지 감각적으로 알아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객에게 진심을 다해 제품을 소개하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만 계속 공부할 수 있는 동기 부여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일 대전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18 한국 국가대표 왕중왕전 소믈리에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오는 10월에 열리는 2018 교토 아시아·오세아니아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와 내년 5월 개최될 2019 벨기에 세계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에 우리나라를 대표해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왕중왕전 소믈리에 대회는 최근 3년간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대회에서 1~3위를 차지한 9명이 참가해 열띤 경합을 벌인 대회다.
그는 “2003년 호텔리어를 꿈꾸며 처음 프랑스로 건너가 요리를 배웠지만 방향을 틀었다. 무엇인가를 자신 있게 설명하길 좋아하는 외향적인 성격을 살리고 싶었다”며 “그런 면에서 소믈리에라는 직업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소믈리에계의 ‘국가 대표’인 그는 ‘노력파’다. 출전 대회 한 달 전부터 매일 10여 가지 종류의 와인을 맛보고 밤 늦은 시간까지 교육장에 남아 대회를 준비했다. 그의 롤 모델인 파올로 바소(Paolo Basso·2013 세계 소믈리에 대회 우승)의 우승 영상을 돌려본 것만 1000여 번이다.
안 소믈리에는 이번 2018 교토 아시아·오세아니아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를 준비하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인 최초로 세계 대회에서 우승해 국내 소믈리에 업계를 발전시키고 우리나라 술을 전세계에 알리는 것이 최종 목표다.
그는 “한국 소믈리에 업계를 축구에 비유하자면 아직 월드컵 예선전도 출전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회사의 아낌없는 지원과 소믈리에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한국 소믈리에’의 탄탄한 길을 닦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국내에서도 소믈리에라는 직업이 전문 분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앞장서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