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발광다이오드(LED)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해 고부가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매년 하락하고 있다. LED시장이 중국의 저가 공습 탓에 ‘레드오션’이 돼버려 한국 업체들은 고군분투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011070)의 올 1분기 LED 시장점유율(매출기준)은 3.8%였다. 2012년 7%였던 점유율은 매년 하락해 지난해 4%까지 떨어졌고, 올 1분기에는 4%의 벽마저 무너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순위도 두계단 하락했다. 시장조사기관 LED인사이드에 따르면 2016년 시장점유율 4위였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6위에 그쳤다.
발광하는 반도체인 LED는 약 10년전까지만 해도 신수종사업으로 각광받았다. 삼성전자는 2010년 태양광, 자동차용 배터리 등과 함게 LED를 5대 신사업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이 저가 LED를 시장에 쏟아내자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됐다. LG이노텍에 따르면 2015년 249원이었던 LED 1개당 평균 판가는 올 1분기 81원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2011년 LED 조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된 것도 한국이 LED 개화 시기를 놓치는데 영향을 미쳤다. 당시 대기업은 칩, 패키징 등 광원 부분과 대량 생산 가능제품(벌브형 LED 등)으로 사업 영역을 제한받았다.
2015년 LED가 중소기업적합업종에서 해제됐지만 삼성전자 LED사업부는 LED사업팀으로 축소돼며 철수설에 시달렸다. LG이노텍은 2010년 이후 지금까지 적자를 보고 있다.
이처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삼성과 LG가 LED사업에서 철수하지 않는 이유는 향후 성장성 때문이다. LED 조명 뿐만 아니라 자동차, 의료, 바이오 분야에서도 널리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소비전력 1W(와트) 이상의 ‘하이파워 LED’ 등 기술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시장을 공략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식물의 광합성을 촉진하는 LED를 내놨다. 식물은 빛의 파장에 따라 각기 다른 화학반응을 나타내는데, 식물의 개화와 성장, 광합성 촉진하는 적색 파장을 방출하는 원리다.
LG이노텍은 자외선을 방출하는 UV LED 시장을 노리고 있다. UV LED는 파장에 따라 세균·바이러스를 없애고, 특수 물질과 화학 반응하는 특성이 있어 물·공기·표면 살균, 의료·바이오, 경화·노광 장치 등에 사용된다. 회사 측에 따르면 LG이노텍의 UV LED 기술은 글로벌 LED 시장점유율 1위인 일본 니치아보다 2년이상 앞서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ED 평균 판가 하락으로 국내 업체들이 제품 출하 경쟁을 멈췄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결과”라며 “차량용 LED 등 고출력·고부가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