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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화천군의 이외수 작가 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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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상원 기자I 2017.12.15 06:00:01
[김성수 시사문화평론가] 강원도 화천군이 시끄럽다. 지난 달 이외수 작가의 취중 망언 사건이 대대적으로 언론에 보도된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는 갈등이다.

이 갈등은 지난 10월 27일 화천군 자유한국당 소속 이흥일 의원이 제236회 2차 본회의 10분 발언에서 “지난 8월 6일 감성마을 문학축전 시상식에서 이외수 작가가 술 냄새를 풍기며 최문순 화천군수에게 폭언을 하고 소란을 일으켰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이 의원은 “감성마을을 폭파시키고 떠나겠다는 등의 폭언은 군수 개인이 아니라 군민을 모욕한 것이며 본인이 잘못을 느낀다면 군의회에 나와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하면서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의원들과 협의해 감성마을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지금까지 들어간 사업비, 운영비, 행사경비가 제대로 집행됐는지 지방자치법에 의한 행정사무조사권을 발동해 조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 주장이 여러 언론에서 보도되면서 논란이 격해지자 이외수 작가는 SNS를 통해 사건 발생 후 즉시 해당 군수에 사과의 뜻을 비쳤고, 20여일이 지난 후에 화천 시내 식당에서 최 군수와 만나 사과했다고 전하며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사죄를 드리고 용서를 빌겠다”고 거듭 사과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작가는 이 글에서 투자한 금액에 비해 감성마을이 지역에 기여한 바가 없다는 주장엔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산천어 초기 축제 때부터 축제 홍보대사와 군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일, 구제역으로 산천어축제가 취소되었을 때도 은평구와 자매결연을 주선해서 폐기 위기에 놓인 산천어 사기 운동을 벌인 일, 서울 시청 광장에 농산물 판매 부스를 설치해서 화천군의 농산물 판매장터를 성사시킨 일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특히 화천을 배경으로 쓴 장편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가 카카오 페이지에서 4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기록했고, 이 외에도 화천 배경의 소설을 꾸준히 써오고 있을 뿐 아니라, 감성마을 이외수문학관은 올해 벌써 1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을 기록했는데 그런 문화적 기여가 무가치한 일인지 되묻기도 했다.

하지만 이 해명 이후 일부 보수 언론들은 사과의 진정성에 대해 되물었고, 일부 보수 시민단체들은 이외수 작가에게 화천을 떠나줄 것을 요청하면서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이흥일 의원 역시 공식 사과가 아니라며 군의회에서 행정사무조사를 발의해서 관철시겼고, 현재 화천군의회는 감성마을에 대한 일종의 감사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젠 정치적 사건으로까지 격화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흥일 의원은 지난 8일 1차 행정사무조사 자리에서 “군비가 투입된 문학공원은 공공시설물이기 때문에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사적공간은 대부료를 납부해야 한다”면서 “지방자치법에 따라 대부료를 소급 적용해 5년치를 징수할 것”을 주장했다. 또 “앞으로는 행정법 절차에 따라 계약을 통해 사용하게끔 해야 한다”고 하며 이 작가의 집필실 무단 점용 사용을 묵인한 집행부도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질책했다. 심지어 “집필실뿐만 아니라 문학관 내에서 약 2년간 불법으로 커피를 판매한 부분에 대해서도 판매금액 전액을 몰수할 것”을 요구했는데 이에 박관득 문화관광정책과장은 “지도·관리를 소홀히 한 부분을 인정한다”면서 “행정절차를 따라 협의를 통해 문학공원 운영 방향을 잡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어떤 형식으로든 감성마을 지원에 조정이 예고된 것이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시각은 다르다. 예전엔 군대 간 자식이나 친구 면회 때문에나 찾던 곳이 화천이었다. 요즘처럼 산천어 축제나 감성마을 체험이라는, 관광 목적의 화천 방문이 시작될 수 있었던 데에는 이외수 작가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그가 없었더라면 언론이,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이 감성마을을 찾아 갔을까? 그가 트위터의 천 만 팔로워들에게 그토록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산천어 축제가 성공할 수 있었을까?

돈으로 계산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몇 가지를 돈으로 환산해 보자. 지상파 TV에 30초짜리 광고를 만들어서 노출시키려면 과연 얼마를 내야할까? 하물며 시청률 1위를 다투며 국민 예능이라고 불리는 ‘무한도전’ 같은 프로그램에서 간접광고로 노출시키려면 돈이 얼마나 들까?

이외수 작가가 수확기마다 화천의 농산물 팔아 달라 올리는 트윗을 보지 않았다면 또 모른다. 옥수수도, 멜론도, 고로쇠 수액도, 꿀도 팔아달라는 그의 트윗에 작가가 체신머리없이 장사나 하고 있다는 비난 댓글을 보지 않았다면 또 모른다. 하지만 그가 강원도를 사랑하고 화천을 사랑했기에 했던 모든 일들이 다 한 푼어치 가치도 없는 일로 폄하되는 것은 몰염치다.

생존 작가와 지역 공동체가 조화를 이루는 문화마을, 한국이란 문화 후진국에선 아직 이른 일인가 보다. 하긴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국정농단 일삼던 정치인들이 알 턱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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