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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영화계의 스타 감독에서 첫 장편 영화 데뷔작 ‘우리들’로 청룡영화제 등 국내 주요 영화제의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일약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오른 윤가은 감독. 자신의 몇 년간의 성취에 우쭐해질만도 하지만 윤 감독은 “영화는 여전히 어렵고 잘 모르겠다”며 자신을 한껏 낮췄다.
윤 감독은 “아네스바르다 감독처럼 할머니가 돼서도 내가 만든 영화를 들고 귀엽고 발랄한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으로 레드카펫을 밟는 것을 꿈꾼다”며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꾸준히 오랫동안 작업하면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됐을 때에도 어떤 놀라운 작품을 만들어 내고 그게 사람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다면 그때가 인생 최고의 시간이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윤 감독은 영화를 만드는 이유에 대해 “어렸을 때 영화를 통해 힘을 많이 얻으면서 자연스레 영화가 좋아지게 됐다”며 “내 영화를 통해 크든 작든 ‘그래도 인생은 살아볼만한 것 같다’는 용기를 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또 윤 감독은 “넷플릭스(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등의 등장으로 영화라는 매체의 형태가 급격히 변하고 있고 시장도 블록버스터 아니면 예술영화 식의 양극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어떤 감독이 되고 싶다기보다는 꾸준한 작업을 하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좋아하는 감독 중에 켄 로치 감독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꾸준한 인생의 테마를 갖고 그 테마에 몰입해 에너지 넘치는 영화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을 볼 때 굉장히 존경스럽다”며 “어떤 것이 축적돼 내공이 깊어지는 경지가 무엇일까에 대한 호기심이 있는데 나중에 내 자신을 돌아봤을 때 그런 하나의 테마로 읽힐 수 있는 감독이라면 참 좋겠다”고 설명했다.
‘우리들’로 청룡영화제 신인감독상을 받은 것에 대해 윤 감독은 “처음엔 이런 상을 나한테 왜 주지”라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상을 준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되게 흥미진진한 사건이 있는 영화도 아닌 순제작비 1억5000만원으로 만든 ‘우리들’이란 영화는 만드는 데 의의를 둔다는 생각이었고 다만 영화를 잘 완성해 좋은 영화제에서 상영되면 개봉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극장에 영화가 걸리는 것 자체가 저로선 큰 것이었는데 그 이후 수상까지 생각지도 못한 일의 연속이어서 한동안은 당황했고 어떻게 해석할지 몰랐는데 좀 지나서는 이런 영화를 만드는 것 자체를 응원해 준다는 생각에 감사했고 힘이 많이 됐다”고 덧붙였다. 윤 감독은 “한 편을 만들고 나면 자신감도 붙고 길이 어느 정도 보일 줄 알았는데 더 막막한 것 같고 더 모르겠다”며 “아직까지는 배우는 입장이라 감독이라는 호칭 자체도 많이 어색하다”고 수줍어했다.
앞으로의 작품 계획에 대해 윤 감독은 “지난해 ‘우리들’이 개봉했을 때는 실수한 것들 때문에 너무 창피해서 못 봤는데 일년 정도 지나 지난 8월쯤 봤을 때 ‘이제는 저 작품이 나를 떠났구나. 좋은 건 좋은대로 아쉬운 것은 아쉬운대로 저기까지 내 최선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좋은 마음으로 떠나 보내고 다음 작품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지원을 받아 중학생 소녀들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중으로 지금 한창 시나리오 작업 중이고 내년에 촬영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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