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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요즘 한복 입고 다닌다. 이거라도 입어야 ‘저 여자 왜 저러고 다니지’ ‘요즘 뭐 하길래’ 하고 한 번 더 생각할 테니까.”
배우 예지원(42)이 최근 즐겨 입는 옷은 ‘한복’이다. TV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 라디오방송에까지 그 차림으로 다닌다. 연극 ‘홍도’로 1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선 예지원은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단벌 신세를 자처하고 나섰다. 극 중 역할 기생 ‘홍도’를 알리고 많은 이들이 봐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연극 ‘홍도’는 ‘홍도야 우지마라’로 유명한 임선규의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 기생 홍도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연극 ‘칼로막베스’ ‘푸르른 날에’,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그리고 뮤지컬 ‘아리랑’까지 기발한 상상력과 맛깔나는 언어유희가 장기인 극공작소 마방진의 고선웅 예술감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아 ‘한’과 ‘정’이라는 과거의 정서를 담아내면서도 세련되게 재탄생시켰다.
지난해 초연 당시 공연장(구리아트홀)-상주극단(마방진)의 공동제작 모범사례로 꼽히며 ‘제2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 최우수상을 거머쥔 수작. 창단 10주년을 맞은 마방진의 앙코르공연으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르게 됐다. 초연에 이어 다시 홍도 역을 맡은 예지원은 “홍도는 1930년대 옛날 얘기다. 80년 전 홍도의 사랑이야기가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현재의 우리와 다르지 않다. 오뚝이 같은 여자, 캔디 같은 캐릭터다. 어깨에 많은 걸 짊어진 현대 여성과 닮았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드라마 ‘프로듀사’, 영화 ‘화장’ 등으로 친숙한 예지원의 고향은 알고 보면 무대다. 서울예대 연기과 졸업 후 극단 성좌 단원으로 연극계 입문했다. “10살부터 무용을 했는데 대학에 떨어져 여기까지 왔다. (웃음) 대학로에서 포스터를 붙이며 무대에 섰다. 방송이나 영화 일정과 겹쳐 한동안 하지 못했다가 2011년 ‘미드서머’로 30대 후반이 돼서 다시 시작했다.”
마방진과는 2013년 톨스토이 연극 ‘부활’로 인연을 맺었다. “부활 이후 2년 만에 대극장 무대다. 마이크 없이 목소리로만 큰 무대를 채워야 하는 게 숙제다. 대사 전달이 안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매순간이 두렵다.” 하지만 천생 무대 체질이다. 무대에 오르면 즐겁고 신이 난단다. 작년에 한차례 공연을 하면서 자신감도 붙었다.
이달 23일까지 ‘홍도’를 무사히 마치면 10월에 파리에서 열리는 제10회 한국영화제의 특별무대에서 샹송을 부른다. “영화 ‘생활의 발견’에서 샹송을 불렀던 것이 계기가 돼 초청받았다. 김동호 문화융성위원장이 주선했다. 영화에서 부른 노래가 10년 넘게 영향을 끼칠지 몰랐다. 하하.”
연극 생태계에 대해선 안타까움을 전한다. “한류를 방송이나 영화에만 국한할 게 아니다. 연극계 숨은 인재가 많은데 관심을 못 받는 듯하다. ‘홍도’를 통해 한국 연극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 무엇보다 오래도록 공연이 계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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