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생태계 포럼’ 여는 TSMC
5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다음달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Open Innovation Platform·OIP)’ 에코시스템 포럼을 개최한다. 이후 10월 일본 도쿄로 옮겨가 또 열고, 11월에는 대만 신주, 중국 베이징,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이스라엘 바르일란대 등에서 연이어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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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IP는 IP업체를 비롯해 설계자동화기업(EDA), 디자인하우스 등 반도체 관련 파트너사들이 참여하는 개방형 플랫폼이다. TSMC가 2008년 이를 구축했다. 현재 IP기업 39개사, EDA 14개사, 디자인하우스 28개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ARM, 시놉시스, 케이던스, 램버스 등 주요 IP사들이 모두 포함돼 있다. 특히 TSMC가 ‘IP 얼라이언스’를 운영하며 확보한 IP 포트폴리오는 무려 7만3000개가 넘는다. TSMC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전년 대비 33%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TSMC 파운드리의 힘은 이같은 생태계에서 나온다는 평가다.
TSMC가 세계를 돌며 OIP 포럼을 여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반도체 IP는 특정 기능을 회로로 구현한 설계 블록을 말한다. 시스템반도체는 하나의 칩에 여러 기능을 담는 시스템온칩(SoC) 형태로 만드는데, 이때 각각의 기능을 맡는 부품 역할을 하는 게 IP다.
TSMC, 삼성전자 같은 파운드리 입장에서 IP업체는 ‘고객사의 고객사’다. 반도체 설계업체(팹리스)가 IP업체에 수수료를 내고 가져온 IP를 토대로 설계도를 완성해 파운드리에 생산을 맡겨서다. 업계 한 인사는 “파운드리가 IP 파트너사들과의 사전 협력이 중요한 것은 팹리스에 자사의 파운드리 공정에 적절하고 잘 맞는 IP를 먼저 제안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IP와 팹리스로 이어지는 IP 생태계가 파운드리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했다. 파운드리가 IP사를 파트너로 구축해 놓으면, 해당 IP사와 거래한 팹리스가 자연스럽게 같은 파운드리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핵심은 IP 확보”…사활 건 삼성
삼성전자가 IP 확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도 TSMC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쫓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2017년 파운드리사업부를 독립시킨 이듬해 곧바로 삼성판 IP 얼라이언스인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를 출범시켰다.
그 결과 삼성 파운드리는 현재 약 100개 파트너사와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고, EDA 파트너는 23개사로 TSMC를 오히려 앞서고 있다. 현재 삼성 파운드리가 확보한 IP는 5300개 정도다. 7만개가 넘는 TSMC에는 못 미치지만, 파운드리 업력 7년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또 다른 업계 인사는 “IP 부족은 삼성 파운드리가 TSMC를 따라잡는데 애를 먹고 있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며 “다만 IP 증가 속도를 보면 삼성 파운드리의 성장세를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사를 늘리기 위해) 인공지능(AI)을 비롯해 고성능컴퓨팅(HPC), 오토모티브 등에서 핵심 IP를 선제적으로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62%로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13%로 2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