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데이터는 주로 발명자가 자신의 발명보다 선행하는 기술을 검색·비교하는 용도로 활용돼 왔다. 특허를 출원하기에 앞서 해당 발명이 선행기술에 비해 새로운 것인지, 개량된 것인지 판단하기 위해 동일한 기술분야의 유사기술을 찾아보는 정도였다. 이후 데이터에 기초한 창업과 사업 확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산업의 최신 동향 분석 및 신기술 개발의 밑거름으로 특허데이터 활용이 활발해졌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에 특허데이터를 학습시켜 그 분석력을 극대화시키기도 한다. 이처럼 특허데이터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특허청이 제공하는 특허데이터 개방 플랫폼인 키프리스플러스 서비스 이용자도 특허관련 업계 중심에서 일반 기업, 연구소 및 개인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렇다면 특허데이터의 매력은 무엇일까? 특허데이터는 전 세계 최신 기술개발 정보를 포함하고 있을 뿐 아니라 활용하기에 충분한 규모와 높은 가공성을 갖고 있다. 세계 유수의 기업과 연구소의 핵심 연구결과가 특허라는 형태로 매일 8000건 이상 새롭게 생성되고 있다. 또 특허데이터는 국제 표준에 맞춰 생성·관리되는 정형화된 데이터로 다른 비정형 데이터에 비해 다양한 통계처리가 가능하다. 최신 과학기술 용어를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하나의 특허가 여러 나라에 출원될 때 각 국가의 언어로 번역되므로 이들 국가의 특허데이터를 모으면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는 양질의 번역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최신 기술 논문을 번역기가 척척 번역하는 것에 놀란 경험이 있다면, 특허데이터로 기술 용어들을 미리 학습한 덕분이다.
특허청은 우리 국민이 세계 5억 3000만건의 특허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의 특허데이터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무료 검색서비스를 운영하는 한편 사용자가 대용량 데이터를 편리하게 수집·가공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다운로드 서비스를 키프리스 플러스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심사 단계 정보나 심판 정보 같은 행정 정보도 개방하고 있으며, 매년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발굴 및 가공해 신규 상품으로 추가 개방하고 있다.
일정 요건을 갖춘 창업 7년 이내의 스타트업, 대학, 연구기관에게는 데이터를 활용한 창업 및 연구 활성화를 위해 무료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중소기업과 개인이용자는 데이터를 50% 할인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 매년 특허데이터 활용 창업 경진대회를 개최해 특허데이터로부터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굴한 유망 스타트업을 선발하고, 특허청의 다른 지원 사업과 연계하고 있다. 특허데이터 활용 사례를 공유해 관련 민간 시장을 활성화하고, 특허데이터를 활용한 민간 서비스가 확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후지필름이 필름에만 주목했다면, 필름 산업과 함께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발상의 전환을 통해 기업가치는 오히려 높아진 것처럼 우리 기업과 국민도 최신 기술정보의 보고인 특허데이터를 사업확장과 창업에 응용한다면 무궁무진한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특허청은 우리 산업계, 과학기술계가 정보의 보고인 특허데이터의 가치를 재발견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