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상장한 ETF 68개 주 중 유형별 상장 수를 살펴보면 주식-업종섹터와 업종·전략 테마는 29개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58개에서 반토막난 수준이다. 전체 상장종목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64%에서 올 상반기 42.6%로 줄었다.
테마형 ETF가 수두룩하게 쏟아졌던 지난해와 상반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이후 직접 투자 붐을 타면서 ETF 산업이 급성장했고,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운용사들이 너도 나도 상품을 내놨다.
특히 미국을 필두로 전 세계 중앙은행에서 막대한 유동성을 풀자 성장주에 투자자들의 돈이 몰렸다. 이로 인해 중국 전기차 및 2차전지 등 대형 기술주와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등 성장주가 주목받으면서 테마형 ETF가 전체 파이를 키웠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해 상장된 ETF 90개 중 중국 전기차 등 테마형이 58개로 과반을 차지할 정도다.
반면 지난해 1개 종목만 상장됐던 부동산-리츠 ETF는 올 상반기 3개로 늘었다. 운용사들은 “ETF는 이제 나올 만큼 다 나왔다”는 분위기다. ETF 붐을 타면서 각종 테마형 상품 출시로 시장 자체가 포화상태가 된 데다, 주식뿐만 아니라 변동성을 헤지할 수 있는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온 채권의 변동성이 모두 커지면서 운용사들이 대체투자 상품에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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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는 다시 테마형 ETF들이 장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 들어 전쟁 및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테마형 상품들이 조정을 받았지만, ‘증시바닥론’이 나오는 만큼 조정이 끝나면 시장 상승을 주도한 테마들이 다시 반등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메가트렌드의 테마형 ETF 상품들도 계속 출시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줄어들고 옥석 가리기도 진행된 만큼 장기적으로 유망한 테마를 ETF로 출시할 수 있는 시기”라고 올 하반기를 진단했다.
채권형 ETF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배경에는 하반기에도 상반기 연장선상에서 인플레 우려와 미국 통화정책 긴축 관련 긴장감, 그리고 지정학적 위험이 상존하는 만큼 변동성이 높은 시장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보다 높은 분산투자 효과를 추구하는 주식-채권 혼합형 혹은 다양한 만기와 금리 레벨의 채권형 ETF 출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오는 31일 도입 예정인 만기 매칭형 ETF도 정해진 만기가 있는 채권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채권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 것도 채권형 ETF로의 유입을 이끌 수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그동안 저금리였던 채권시장이 급격한 금리인상과 더불어 채권형 ETF로도 상당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으며 실제로 채권형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도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채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시중금리의 가파른 상승으로 발행채권 가격이 하락하는 동시에 신규 발행채권은 높아진 금리 상황을 반영해 전보다 훨씬 더 높은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