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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위협 심각한데…국회서 잠자는 경영권 방어 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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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영 기자I 2019.04.01 06:00:00

거세지는 행동주의펀드 입김
엘리엇·KCGI 주총서 잇단 표대결
차등의결권 등 입법 논의는 '제자리'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경영권에 대한 엘리엇·KCGI 등 행동주의 펀드의 입김이 거세지면서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이 상법개정안을 골자로 한 경제민주화 법안을 ‘급하게 추진하지 않겠다’는 속도조절론을 확인하며 재계를 달래고 있으나 여전히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 20년간 지배구조와 투명경영 관련 법제도가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경영권 방어수단을 함께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여당은 집중투표제·감사위원 분리 선출 등 상법 개정안 주요 항목과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을 시간을 두고 추진키로 합의했다. 당초 3월 임시국회 내 처리가 예상되기도 했으나 신임 장관에 대한 청문회 이슈와 경제계의 우려가 더해지며 관련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정치권이 제출한 상법 개정안은 △감사위원 분리선임 △집중투표제 의무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전자투표제 의무화 등 기업 지배구조 개편을 포함하고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확대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모두 대주주 의결권을 제약하는 등의 강도높은 규제를 담아 재계는 해당 법안의 처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으나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재계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최근 주주총회에서 미국계 행동주의펀드 엘리엇과 현대자동차의 표대결, 국내 행동주의펀드 KCGI와 한진그룹과의 표대결 등이 이어지며 경영권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어서다. 물론 표대결에서 행동주의펀드가 패배했으나 언제든 경영권 간섭이 재개될 수 있어 재계는 긴장감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경영계는 경영권 방어수단이 법제화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0년 간 자본시장 개방으로 선진국 수준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졌으나 경영권 방어수단은 상대적으로 미비한 실정이다. 현재 한국에 도입된 경영권 방어수단은 자사주매입(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높이는 방법), 주식대량보유신고제(지분율이 5%를 넘거나, 이후 보유비율이 1% 이상 변동되는 등의 경우 감독당국에 신고를 강제하는 제도) 등에 불과하다.

경영자총연합회 측은 “선진국들이 차등의결권·포이즌 필(기존 주주들에게 회사 신주를 싸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제도) 등 다양한 경영권 방어수단을 도입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이런 제도를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려우나, 우리 실정에 맞는 경영권 방어장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국회에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 관련한 법안이 발의됐으나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2016년 자유한국당 소속 정갑윤 의원이 포이즌 필·차등의결권 등을 골자로 한 상법개정안을 발의했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작년 8월 비상장 벤처회사에 한해 전체 주주의 동의를 전제로 1주당 2~10개의 차등의결권을 가진 주식 발행을 허용하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 발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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