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말만 들어도 어렵고 고리타분하다. 경제학을 배우고 알아야 한다는 말은 더 그렇다. 영국 정부와 유엔 아프리카 경제위원회, 알바니아 정부 등에서 일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던 저자는 경제학을 가르치고 배우는 방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한다. 경제학의 범위를 한없이 좁혀 단조롭게 가르치는 관행을 넘어 영역을 확대하고 경계를 파괴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그렇게 만든, 경제학을 처음 접하는 이를 위한 입문서다. 의미 있는 경제학 거장들의 사상을 쉬우면서도 정확하게 집대성했다.
시작은 플라톤이다. 웬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냐고? 인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옛날부터 삶에 필요한 자원을 어떻게 생산하고 분배할 것인지를 고민했다. 우리가 오늘날 붙들고 씨름하는 ‘어떻게 해야 잘살 수 있을까’에서 경제학은 첫발을 내디뎠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플라톤에서 시작해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 ‘21세기 자본’으로 현대경제학을 흔든 토마 피케티도 마찬가지란다.
더 넓고 다채로운 경제학을 추구하며 현실에서 활약하는 현대경제학의 최전선에 다다르는 것이 책의 최종 목적이다. 기존의 경제학서에서 다루지 않던 빈곤과 불평등 페미니즘을 다루고 현실을 바꾸고 있는 최신 경제학의 성과도 소개한다. 경제학은 분명히 한계가 있고 번번이 벽에 부딪혔지만 언제나 성과를 거뒀고 새로운 이론으로 이를 돌파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진행형이다.
저자의 독특하고 유머러스한 필체가 딱딱한 경제학을 파고든다.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생각과 이론을 미시적 관점의 예로 제시해 거시적 사상으로 이끈다. 주요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툭툭 건드려 읽는 이들이 한입씩 맛볼 수 있게 했다. 가볍게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거의 경제학이 오늘날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쉽게 서술해낸 미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