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 장소에서 부하직원 질책하면 징계 대상? 법원 판단은

이지은 기자I 2026.01.04 09:02:16

법원, 법무부 견책처분 취소 소송서 원고 승소 판결
"일정하고 크지 않은 목소리…업무 처리 점검한 것"
"정신과 치료 사실 만으로는 인과관계 단정 못해"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부하 직원을 공개된 장소에서 질책했다는 이유로 내려진 법무부의 징계는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전경. (사진=이데일리 DB)
서울행정법원 제13부(재판장 진현섭)는 법무부 소속 출입국관리공무원 A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견책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해 11월 6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정당한 사유 없는 징계처분으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출입국·외국인청 산하 기관의 소장으로 근무하던 중 2023년 7월 발생한 무단 하선 외국인 선원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징계를 받았다. 당시 강 씨는 담당 팀장이었던 부하 직원 B씨가 해당 사건과 관련해 별도의 소환 조사 없이 현장에서 심사결정서를 교부한 경위와 법적 근거를 사무실에서 약 30분간 문답 형식으로 확인했다.

법무부는 A씨가 ‘소장실로 들어가 이야기하자’는 B씨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여러 직원이 있는 사무실에서 약 15분간 큰 소리로 질책해 부하 직원을 비인격적으로 대우했다며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2024년 6월 견책 처분을 내렸다. A씨가 제기한 소청심사는 기각됐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문답 내용을 녹음한 파일과 관련 증거를 종합한 결과 A씨가 고성을 지르거나 모욕적 표현, 반말 등으로 부하 직원의 인격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해당 발언은 업무 처리의 적법성과 경위를 확인하기 위한 질문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녹취 파일에 따르면 원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비교적 일정하고 크지 않은 목소리로 발언했다”며 “기관장으로서 필요한 범위 내에서 부하 직원의 업무 처리를 점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공개된 장소에서의 문답 역시 “업무 방식 시정이나 교육 목적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B씨가 이 사건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직접적인 인과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해당 직원은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 이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문답 이후 치료 사실만으로 질책이 사회통념상 허용 범위를 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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