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암살자’ 블랙아이스 잡는다…한겨울 도로 지키는 이 기술[AI침투보고서]

김세연 기자I 2025.12.27 07:00:00

AI 스타트업 ‘모바휠’의 도로 안전 플랫폼 ‘이지웨이’
음파 반사 특성 분석…20여종의 도로 상태 구분
API 형태로 실시간 공유…도로 인프라 제어로 연결

챗GPT, 딥시크 대란에 다들 놀라셨나요? 이처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기술 외에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 주변에는 수많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침투해 있습니다. 음식도 AI가 만들고 몸 건강도 AI가 측정하는 시대입니다. ‘AI침투보고서’는 예상치 못한 곳에 들어와 있는 AI 스타트업 기술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챗GPT)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체감온도 -20℃’

상상하고 싶지도 않은 기온이다. 그럼에도 난 출근을 해야 한다.

집 현관부터 운전석에 도달하기까지가 난관이다. 얼음장 같은 칼바람이 니트 구멍 사이사이를 뚫고 들어온다. 시동을 켜고 따스운 바람과 차 시트 열기가 올라오자 비로소 안정적 심리상태에 접어든다. 사무실까지 무사히 도착하는 일만 남았다. 차도 그리 많지 않고 도로도 평화로워 보인다.

하지만 이게 웬걸. 바퀴가 미끄덩거린다. 내 뒤에 덤프트럭이 있어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 차선 변경을 하려다가 이승에서 저승으로 내가 사는 곳을 변경할 뻔했다. 저 앞에는 이미 차들이 부딪친 채 멈춰 서 있다. 20중 추돌사고라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도로 위 암살자 ‘블랙아이스’(도로 위 살얼음) 때문이다.

이런 위협적인 상황도 끝이 보인다. 아무리 도수 높은 안경을 껴도, 눈을 크게 떠도 보이지 않는 블랙아이스가 이제 보이기 시작한다. 도로 위 암살자로부터 운전자 안전을 지킬 수 있게 됐다. 바로 스타트업 모바휠의 인공지능(AI) 도로 안전 플랫폼 ‘이지웨이’ 덕분이다.

음파 반사 특성으로 노면 분석…20여개 상태 구분

모바휠의 노면 상태 감지 센서는 노면에 초음파를 발사한다. AI는 이 초음파가 노면에 부딪힌 후 어떤 속도와 형태로 반사되느냐를 분석한다.

모바휠은 물질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음파의 반사 특성이 달라지는 점을 이용해 이지웨이 시스템을 구축했다. 음파의 반사 특성을 보면 맨홀인지 아스팔트인지 흙인지 구분할 수 있다. 아스팔트가 젖은 상태인지 살얼음 상태인지 꽝꽝 얼어 있는 상태인지도 알 수 있다. 가령 음파가 부딪히는 물체가 같은 ‘물’이더라도 액체 형태일 때와 고체형태일 때 음파 신호의 특성이 달라진다. 그 정도와 차이를 구분해 노면 상태를 분석하는 식이다.

이지웨이는 살얼음이 낀 블랙아이스, 눈이 쌓였다가 녹아내린 슬러시 도로부터 젖은 도로, 마른 도로, 흙길, 맨홀, 페인트칠한 도로, 침수 구역 등 자동차가 주행하면서 만날 수 있는 20여개의 노면을 다 구분할 수 있다. 안개와 눈, 비 등 날씨가 안 좋은 상황에도 안정적으로 기능한다. 음파는 영상 기반 장비와 달리 날씨를 타지 않는 덕이다.

수집 데이터 실시간 공유…도로 인프라 제어까지

분석 정보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형식으로 이지웨이 플랫폼에 올라간다. 지자체, 공공기관, 기업 등이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형식이다.

수집된 노면 데이터는 기상 정보와 결합해 안전, 주의, 경고, 위험 4단계로 분류된다. 모든 데이터 및 API는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이지웨이 이용자는 구간별 위험도에 따라 도로 인프라를 적절히 작동시킬 수 있다. 결빙 징후를 감지하면 도로 열선을 자동으로 가동하거나 침수 감지 시 차단기를 자동으로 내리는 식이다.

이지웨이는 노면을 분석하고 즉시 행동으로 연결한다는 특성이 있다. 도로 안전을 보는 것을 넘어 제어하고자 하는 것이 이지웨이의 존재 이유다.

내일의 도로에는 블랙아이스 사고가 사라진다. 사고보다 빠른 음파의 판단이 깔릴 뿐이다.

충남 아산시 선우대교에 설치된 모바휠의 ‘이지웨이’. 센서를 설치하고 전광판과 연동한 모습이다.(사진=모바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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