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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T파울' vs 尹 'U파울'…대선 코트 '5반칙 퇴장' 위기[스포츠로 정치...

이지은 기자I 2021.12.25 09:30:17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 의혹 대처에 휘슬 울려
"성남시장 재직 때 몰랐다? 새빨간 거짓말"
윤석열, ''골든크로스'' 속공에 호남으로 몸 날려
극빈층·민주화운동 발언 논란…1박2일 내내 실언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대선 코트에 선 거대 양당이 ‘5반칙 퇴장’ 위기에 놓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스마트강군, 선택적 모병제’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DB)
농구의 여러 가지 파울 중 가장 강한 벌칙을 주는 건 테크니컬 파울(T파울)과 언스포츠맨라이크파울(U파울)이다. 모두 비신사적인 행위를 했을 때 나오는 반칙이지만, 그 성격과 범위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T파울은 코트 밖 상황을 포괄한다. 심판의 경고를 무시하거나, 고의로 경기를 지연시키거나, 상대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하는 경우 선언되며 선수뿐 아니라 지도자, 팀도 받을 수 있다. 반면 U파울은 경기 내 상황에서 나오며, 행위의 주체는 선수다. 속공 상황을 끊기 위해 공격권을 가진 상대를 몸을 써서 막을 경우 발생한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장동 게이트’로 T파울을 받았다. 지난 22일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사망하면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숨진 성남도개공 전·현직 직원이 지난 10일 극단적 선택을 한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에 이어 두 번째 나왔기 때문이다. 김 처장은 올해 초까지 대장동 개발의 실무 책임을 져온 인물로, 특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업무를 맡아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과 함께 사업 협약서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한 혐의를 받았다.

이 의혹으로 이미 경고를 받은 게 여러 번이었지만, 이번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대처가 결국 휘슬을 불게 했다. 이 후보는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숨진 김 처장에 대해 “성남시장 재직 당시에는 몰랐다. 하위직원이나 팀장이었을 것”이고 언급했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빨리 협의해서 실제 특검을 하는 게 좋겠다고 당 대표와 원내대표에게 얘기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공격권을 넘겨받은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이 후보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우선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 소속의 이기인 성남시의원은 이 후보가 성남시절 당시 김 처장과 함께 해외출장을 떠나 찍은 사진을 공개해 자유투를 성공시켰다. 이 시의원은 그러면서 성남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는 이 후보의 해명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 후보는 유 본부장 사망 직후에도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조속히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며 허울뿐인 특검 주장을 했고, 민주당은 ‘이재명 특검법’ 법사위 상정을 세 차례나 필사적으로 거부해오고 있다”며 “이 후보도, 민주당도, 특검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DB)
국민의힘이 주도권을 잡는 듯했던 흐름은 윤석열 후보가 받은 U파울로 끊겼다. 이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연거푸 골든크로스를 달성하며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지지율 속공 공격에 급박해진 윤 후보는 이를 직접 막아보려 몸을 날렸다. 상대 안방인 호남에서 1박2일 머무르며 스킨십을 늘리는 방안을 택했다.

그러나 정치 신인 윤 후보의 저지는 노련하지 못했다. “극빈의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 뿐 아니라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에 대한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22일 전북 전주 전북대학생 타운홀 미팅), “정권은 교체해야겠고, 민주당에는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80년대 그 민주화운동은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따른 게 아니라 어디 외국에서 수입해 온 이념에 사로잡힌 것”(23일 전남 순천 지역 선대위 출범식) 등 호남 일정 내내 입만 열면 실언이 튀어나오는 수준이었다. 지나치게 거친 발언이 연거푸 나와 오히려 U파울을 자초하는 결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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