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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그물 빽빽이 건져낸 물고기가 투명한 수족관에 가득 들었다. 버둥거릴 틈도 없이 바짝 밀착한 물고기들. 어느 어부에게는 만선의 기쁨을 안겨줬을 거다. 하지만 저들의 사정은 어부의 마음과는 전혀 다를 터. 그런데 말이다. 물고기 형편이 이렇다고 ‘만약 우리가 저 물고기라면’이란 생각을 누구나 하진 않는다. 작가 김정옥처럼 말이다.
작가는 물고기에 관심이 많다. 한지에 먹으로 옮겨놓은 ‘물고기’ 연작을 꾸준히 내놨더랬다. 그러다가 그 물고기가 확장을 했다. 외형을 촘촘히 묘사하는 데서 나아가 그들이 사는 환경으로까지 붓길을 넓힌 거다.
‘물, 비늘, 껍질’(2020)은 그중 한 점이다. 관찰대상은 작업실 근처 민물고기 상점 수족관이란다. “딱 견딜 수 있을 만큼의 힘듦이 있는” 공간이더라고. 거기서 작가는 인간세상을 봤나 보다. “우리 삶에도 투명한 수족관이 존재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비관적인 감상만은 아닌 듯하다. “투명한 수족관 속에서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은 서로의 껍질에 맞닿으며 온기와 냄새를 느끼는 순간”이라니. 그것으로 생명을 느끼고, 그것이 비늘이며 반짝임이라고 한다.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경희궁1가길 복합문화공간에무 갤러리서 여는 기획초대전 ‘물, 비늘, 껍질’에서 볼 수 있다. 장지에 먹. 213×174㎝. 작가 소장. 복합문화공간에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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