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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한국인이 별 생각 없이 사용하는 단어의 세계와 단어에 담긴 한국의 문화를 분석했다. 글쓰기강사로 일하는 저자는 오랜 관심사였던 ‘단어’가 빼곡히 들어찬 사전을 틈나는 대로 파고들었다. 그러다 매일 쓰고 말하는 단어 하나하나에도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깨비’로 끝나는 낱말에는 도깨비·허깨비·진눈깨비·방아깨비 따위가 있다. 이렇게 단어를 묶어보면 공통점이 보인다. ‘깨비’는 주변적인 존재를 가리키는 데 붙는다는 사실이다. 또 다른 예를 보자. 돼지가 잘 먹는 ‘도토리’도 돼지에서 나왔다. 돼지의 옛 이름은 ‘돝(돈)’으로 돼지 새끼는 돝아지였다가 도야지로 변했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라고 말했다. 언어가 세계를 반영하는 동시에 세계를 사유하는 수단이 된다는 의미에서다. 언어는 꼭 말을 잘하거나 글을 잘 쓰는 데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저자는 우리가 보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선 우리 말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단어를 요모조모 뜯어보는 일, 그 기원과 쓰임에 대해 고민하는 일이야말로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고 사고의 단계를 끌어올리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