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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상속은 단순히 ‘상속이 여러 번 일어나는 것’ 이상의 문제를 낳는다. 한 사람의 상속이 끝나기도 전에 또 다른 상속이 개시되면, 상속인 구성과 재산분할 범위가 얽히며 법률관계가 복잡하게 중첩된다. 오늘은 이러한 수차상속이 어떤 법적·세법적 문제를 일으키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민법은 수차상속에 대해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원리는 민법 제1005조부터 제1013조에 걸쳐 나타난다. 상속인은 상속개시와 동시에 피상속인의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며(제1005조), 상속인이 여러 명인 경우 그 재산은 공유로 한다(제1006조). 따라서 각 상속인은 자신의 상속분에 비례하여 피상속인의 권리·의무를 승계하게 된다.
상속재산의 분할은 민법 제269조(공유물분할의 준용)에 따라 진행되므로, 수차상속이 발생하더라도 각 피상속인별로 상속개시 시점을 기준으로 독립된 상속재산분할 절차가 이루어져야 한다. 즉, 복수의 피상속인 재산을 한꺼번에 분할청구하더라도 법원은 각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을 개별적으로 심리·판단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후자의 피상속인이 고유한 재산이 없이 단지 전자로부터 상속받은 재산만 보유한 경우, 또는 전자가 그 재산 전부를 후자에게 생전증여하거나 유증한 경우 등 상속재산이 사실상 동일한 경우 법원은 이를 포괄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또한 후자가 자신의 상속분을 제3자에게 포괄유증하거나 양도한 경우, 양수인은 양도받은 상속분을 포함해 전부에 대해 분할청구를 할 수 있다.
수차상속이 발생하면 동일한 재산이 짧은 기간 내에 여러 번 과세대상이 되어 이중과세 문제가 생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제30조(단기 재상속에 대한 세액공제) 규정을 두고 있다. 즉, 상속개시 후 10년 이내에 상속인이나 수유자가 다시 사망하여 재상속이 이루어질 경우, 먼저 부과된 상속세 중 재상속되는 재산에 해당하는 부분을 상속세 산출세액에서 공제할 수 있다.
공제율은 다음과 같다. 사망 간격이 1년 이내인 경우는 100% 공제, 이후 매년 10%씩 감소하여 10년 이내 재상속 시에는 10%까지 공제 가능하다. 따라서 피상속인 사망 후 10년 내 재상속이 발생하면, 첫 번째 상속세 납부액 중 일정 비율을 공제받을 수 있다. 단, 상속세 신고 시 반드시 재상속 사실과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공제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수차상속이 일어나면 유류분 문제도 복잡해진다. 예를 들어 A가 사망해 자녀 B·C가 상속인이 되었는데, B가 곧 사망한다면 B의 자녀 D가 2차 상속인이 되어 B의 지위를 승계한다. 이때 D는 B가 가졌던 유류분 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상속의 시점이 다르므로 피상속인별로 재산가액과 유류분 비율이 달라져, 시기별·단계별 계산이 매우 복잡해진다. 또한 피상속인 명의의 신탁재산이나 보험금 수익권이 문제될 수 있다. 예컨대 생명보험 수익자가 배우자인데 배우자도 곧 사망하면, 그 보험금은 배우자의 상속인에게 귀속된다. 이 경우 실제 청구 및 세무상 귀속이 얽혀 분쟁과 과세문제가 함께 발생할 수 있다.
부부 모두 고령이거나 상속인 간 연령차가 크지 않으면 수차상속의 위험이 높다. 따라서 생전부터 다음과 같은 준비를 하는 것을 권한다. 유언대용신탁 또는 수익자연속신탁의 활용하여 재산이 순차적으로 이전되는 구조를 미리 정해 세금부담과 분쟁을 줄이도록 하자. 상속재산분할협의의 조기 마무리하자. 한 분이 사망하신 후 상속세 신고기한(6개월) 내에 협의 및 등기를 완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모님이 연달아 사망하신 경우, 가족들은 슬픔 속에서 상속 문제를 뒤로 미루기 쉽다. 그러나 상속 협의가 늦어질수록 문제는 기하급수적으로 복잡해진다. 상속재산이 공유상태로 남으면, 그 재산을 둘러싼 이해관계인도 세대를 거쳐 늘어난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상속세 신고 전까지 협의를 마치고 등기까지 완료하는 것이다. 상속을 미루는 것은 분쟁을 키우는 일이다. 신속한 해결만이 가족 간 남은 정을 지키는 길이다.
■조용주 변호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사법연수원 26기 △대전지법·인천지법·서울남부지법 판사 △대한변협 인가 부동산법·조세법 전문변호사 △안다상속연구소장 △법무법인 안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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