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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조직쇄신에는 의문 부호가 붙는다. 우리금융이 정 후보를 선택함으로써 계파 문화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장을 살펴보면 2014년 이광구(상업은행), 2017년 손태승(한일은행), 2020년 권광석(상업은행), 2022년 이원덕(한일은행), 2023년 조병규(상업은행) 등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들이 번갈아 은행장을 지냈다.
정 후보가 임 회장의 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대목도 부담이다. 정 후보는 과거 런던지점에서 근무하던 시기, 임종룡 회장이 런던 재경관으로 일을 하면서 당시부터 인연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탓에 임 회장 취임 직후 유력한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런 탓에 정 후보는 임 회장의 내부개혁에 힘을 실어줄 인물인 동시에 임 회장 체제를 더욱 강화하는 인물인 셈이다.
임 회장 체제의 강화는 내부에 또 다른 계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은 퇴임 후에도 우리금융 내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했다. 회장 시절 구축한 친정체제 덕문이다. 이런 탓에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 퇴임 후까지 이어진 것이다. 앞서 임 회장은 또 다른 런던 인맥인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를 기용한 바 있다. 즉 임 회장 라인으로 불릴 만한 인물들이 우리금융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임 회장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통합은행의 성격 그리고 오랫동안 민영화되지 못한 문제 때문에 사실은 분파적이고 소극적인 문화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파벌 문화 혁파를 공언했다. 파벌 문화 혁파의 상징인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은 또 다른 파벌 생성이란 모습만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