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내 의류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 섬유·의복 지수는 중국이 지급준비율과 금리 인하 등 대규모 통화 정책을 발표한 지난달 24일 이후 7.16%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업종별 지수 중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그 뒤는 화학(4.52%), 의료정밀(3.91%), 철강·금속(3.78%) 등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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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해 이후 ‘구조적 불황’으로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나타냈던 화학·철강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중국 경기 부양에 따른 수요 증가 등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반등했다. 이규익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추가 재정정책 등 정책 기대감이 이어지는 상황에 본격적인 계절적 성수기 돌입으로 철강 수요는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중국 정부가 소비 중심의 내수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앞으로 소비재 종목에서 주가 반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최원석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지도부가 전개하는 부양책 패키지의 지향점은 소비의 성장 기여도 확대”라며 “소비심리를 결정하는 주요 동인인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투자자는 물론 증권사들도 중국 시장의 매출 비중이 큰 소비재 종목을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중국 매출 비중이 40%에 이르는 오리온(271560)이다. 오리온은 그동안 중국 시장의 부진을 털어내고 4분기부터는 중국 시장 실적이 회복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콜마(161890)·코스맥스(192820) 등 화장품 ODM 업체들도 중국 현지 브랜드로부터의 수주 증가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아울러 부진한 경기 탓에 가라앉은 카지노 수요도 되살아날 수 있다는 관측아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가 되살아나면 중국 VIP의 카지노 수요가 회복될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가 있다”며 “롯데관광개발(032350) 등은 본격적으로 억눌렸던 중국 VIP 카지노 수요가 터져 나올 때 가장 먼저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지난 8일(현지시간) 시장 기대와 달리 구체적인 재정 투자 규모 등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중국 경기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징동닷컴·넷이즈·핀둬둬 등 뉴욕증시 내 중국 관련 주식은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 주요 기업들을 담은 ‘아이쉐어즈MSCI중국ETF’는 10% 이상 내리며 사상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